[더팩트ㅣ국회=정채영·서다빈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청와대 특별감찰관 후보로 추천한 최길수 법무법인 베이시스 변호사(사법연수원 23기)가 과거 다수의 성범죄 사건 피고인들의 변호를 맡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31일 <더팩트>가 확보한 판결문에 따르면 최 변호사는 지난 2022년 준강간 및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촬영물 소지) 혐의로 기소된 A 씨의 1·2심 변호를 맡았다.
판결문에 따르면 A 씨는 술에 취해 의자에 앉아 있던 피해자로부터 도움을 요청받은 뒤, 피해자가 인사불성 상태인 것을 확인하고 인근 호텔로 데려가 피해자를 간음하고 피해자와의 성관계 장면을 동의 없이 촬영한 뒤 촬영물을 소지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사건은 1심에서 성폭력범죄처벌법 위반 혐의만 유죄로 인정되고 준강간 혐의는 무죄가 선고됐으나, 항소심에서 준강간 혐의까지 유죄로 뒤집혔다. 형량도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으로 가중됐다.
당시 항소심을 맡은 광주고법 제1형사부(박혜선·한상술·김한울)는 2023년 8월 10일 "피고인이 술에 취해 항거불능 상태에 있는 피해자의 상태를 이용해 간음했고, 그 과정에서 피해자와의 성관계 영상을 동의 없이 촬영했다"며 "범행의 경위와 수법, 범행 후의 정황 등에 비춰 죄책이 무겁다"고 판단했다.
최 변호사는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위반(음란물 소지) 사건의 변호도 맡은 것으로 파악됐다.
판결문에 따르면 B 씨는 2019년 트위터에 게시된 '로리영상 팝니다'라는 판매 글을 보고 판매자에게 문화상품권 5000원을 지급한 뒤, 다운로드 링크를 통해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 26개를 내려받아 노트북에 저장·소지한 혐의로 기소됐다.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6단독 당시 박상한 판사는 지난 2021년 9월 10일 B 씨에게 벌금 500만 원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박 판사는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의 소지는 성 인식을 심각하게 왜곡시키고, 아동·청소년에 대한 또 다른 성범죄를 유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비난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성범죄 사건 등 강력범죄 사건 변호를 다수 맡은 점을 고려하면 특별감찰관의 감찰 업무와 직접적인 연관성을 찾기 어려워 보인다"고 지적했다.
앞서 한병도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 변호사를 청와대 특별감찰관 후보로 추천한다고 밝혔다.
특별감찰관은 대통령 배우자와 4촌 이내 친족, 대통령비서실 수석비서관급 이상 공직자의 비위를 감찰하는 독립기구다.
민주당은 "최 변호사가 고위 공직자의 비위를 예방하고 엄정하게 감찰하는 특별감찰관 본연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할 역량을 갖춘 인물"이라며 "진영에 치우치지 않고 국민의 눈높이에서 독립적으로 직무를 수행할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이에 청와대는 곧바로 입장문을 내고 "국회가 본회의 의결을 거쳐 특별감찰관 후보를 추천하면 절차에 따라 신속히 임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별감찰관 후보는 15년 이상의 판사·검사·변호사 경력이 있어야 하고 임기는 3년이다. 특별감찰관은 국회가 후보자 3명을 추천하면 대통령이 이 가운데 1명을 지명한다. 추천 주체는 여당 1명, 제1야당 1명, 대한변호사협회 1명이다.
최 변호사는 지난 1991년 제33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1997년 대구지검 검사로 임용됐다. 이후 광주지검 특수부장검사와 대구지검 안동지청장 등을 거쳐 2017년 서울고검 감찰부 검사를 끝으로 검찰을 떠나 변호사로 활동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