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석] 신천지 파장에 민주 당권 경쟁 점입가경


근거 없는 신천지 개입설 의혹 논란 확산
친명·친청 계파 갈등에 후유증 우려 커져

김민석 전 총리가 최근 신천지의 전당대회 개입 의혹을 제기한 이후 더불어민주당 내부가 술렁이고 있다. 사진은 민주당 8·17 전당대회 당대표 본경선에 진출한 정청래·김민석·송영길(왼쪽부터) 후보가 2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대표·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예비경선 결과발표에서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 /서예원 기자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더불어민주당 안에서 '친명'은 주류다. 명실상부한 당내 핵심 계파로 집권당 실세다. 당 운영에 있어 가장 강한 입김을 불어 넣을 수 있는 세력이다. 원내 구성원 모두 당정청 원팀을 강조하지만, 분명히 계파는 존재한다. 따지고 보면 동지라도 정치적 이해관계와 노선이 조금씩 다를 수 있다. 완전한 결합과 융화는 별개의 문제지만.

최근 민주당은 분열 조짐이다. 당권 경쟁이 점입가경인 탓이다. 단순한 신경전이나 기 싸움을 넘어 이판사판 양상이다. '친명' 김민석 전 총리가 최근 신천지의 민주당 전당대회 개입설을 제기했다. 신천지 세력이 어떤 후보와 연관성이 있다는 취지다. 김 전 총리는 누군지 특정하진 않았지만 최대 경쟁자로 꼽히는 정청래 전 대표를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구체적인 근거를 밝히지 않아 신천지 개입설 의혹을 둘러싼 논란이 더 확산하고 있다. 김 전 총리는 예비경선이 끝난 이후 근거를 밝히겠다고 예고하면서도 구체적인 날짜는 특정하지 않았다. 친명계 최고위원 후보인 박선원 의원은 23일 신천지가 민주당과 국민의힘을 각각 '파란 리본'과 '빨간 리본'으로 표현하며 중복 당원 가입을 독려했다는 제보를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신천지의 이만희 총회장은 2021년 국민의힘 대선 경선과 2024년 총선 경선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신도들에게 당원 가입을 강제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약 5만 명의 신도가 국민의힘 책임당원으로 가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친명계는 민주당에도 신천지의 조직적 가입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며 정청래 지도부가 통일교·신천지 특검을 추진하지 않은 걸 따질 태세다.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 당대표 본경선에 진출한 김민석(왼쪽) 후보와 정청래 후보가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대표·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예비경선 결과발표에 참석하는 모습. /서예원 기자

그런데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명확한 근거도 없이 혹할만한 의혹을 제기하는 건 바람직하지 못하다. 특히 국민과 당원의 판단을 흐리고 자칫 의사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네거티브를 자제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더군다나 신천지 개입설과 관련해 배후를 캐든, 보이지 않는 '큰 손'이 있었는지 밝히는 일은 전당대회 전까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수사가 필요하다.

종교단체가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정당 가입을 지시하거나 정당의 의사결정을 개입·방해하는 건 위법 소지가 다분한 중대 사안이다. 이미 국민의힘은 검경을 향해 신천지의 민주당 전대 개입 의혹에 대해 즉각 수사에 착수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최근 일련의 일들이 당권 레이스 과정에서 결정적인 순간 크게 한방 터트리기 위한 빌드업일지 궁금하다.

분명한 건 오로지 당권만 장악하면 된다는 오판은 당을 어려움에 빠뜨릴 수 있다는 점이다. 벌써 전대 이후 후유증을 우려하는 이들이 한둘이 아니다. "친명과 친청의 관계가 되돌리기 어려워진 것 같다"라는 당 구성원의 말도 들렸다. 정치적 셈법에 따른 프레임 공방이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충분한 근거가 없는 폭로라면 상응하는 책임이 따르기 마련이다.

최근 발표된 지지율을 보면 민주당 차기 당권 경쟁은 김 전 총리와 정 전 대표의 양강 구도 흐름인데 특히 정 전 대표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주류 친명의 카운터펀치냐, 영향력 확대를 모색하는 친청의 돌풍이냐. 이른바 '명청대전'의 승자가 누가 되더라도 향후 당 화합과 결속은 쉽지 않을 듯하다. 신천지 개입설 의혹이 너무 강력한 결정타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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