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국회=신진환 기자] 국회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국정조사특별위원회가 14일 국회에서 열린 1차 청문회에서 선거관리위원회의 부실한 선거 관리와 기강 해이가 초유의 참정권 침해 사태를 불러왔다며 한목소리로 질타했다.
여당은 선관위의 부실 대응을 강하게 비판했다. 김성회 민주당 의원은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느냐는 국민의 의구심에 대해 무분별한 음모론으로 주장할 것이 아니라 정확한 답을 찾아야 한다"라면서 "지금까지 진상규명위원회 조사 결과 등에 따르면 초유의 국민 참정권 침해 사태를 부른 근본적 원인은 선관위 조직의 총체적 무능과 나태였다"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투표용지 인쇄량 산정과 배분 과정, 투표용지 부족 발생에 대한 대비, 현장 대응과 보고 체계 모든 과정에서 선관위 사무처가 무능했고 안일했다"라면서 "정치적 이익을 투영시켜 국민 참정권 보장이라는 문제 해결의 본질을 흐리는 행위는 철저하게 배제돼야 된다. 부정선거는 이승만 정부 때 자행됐던 게 부정선거"라고 말했다. 강동완 중앙선관위 사무총장 직무대리는 "적절하지 못했다"라며 선관위의 부실 대응을 인정했다.
선관위의 미흡한 사후 사태 파악도 도마 위에 올랐다. 양부남 민주당 의원은 "선관위는 참정권을 침해당한 유권자가 몇 명인지 정확한 통계를 아직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자료에는 22명인데 본 의원실에서 파악한 수는 43명"이라며 "참정권 침해 사태가 벌어졌는데 투표를 못 한 사람이 몇 명인지도 지금 파악이 안 되고 있다"라고 질타했다.
선관위 비리의 '제 식구 감싸기'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여당 간사 윤건영 의원은 "선관위 채용 비리 11건 중 4건이 감경됐다. (채용 비리에 연루된) 선관위 관계자 중 파면·해임·강등 단 한 명이라도 있나"라고 물었다. 강 직무대리는 "없는 것으로 안다"라고 답했다.
그러자 윤 의원은 "자기 자식을 불편부당한 방식으로 선관위에 채용하고 현대판 음서제라는 국민적 비난을 받았다. 이러니 선관위는 감시·감독의 무풍지대, 치외법권과도 같다고 지적하는 것 아니겠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용기 의원도 "지금 최근 5년간 청탁금지법을 위반한 (선관위) 직원은 3명이다. 이 사람들 징계도 못 하니 감사가 제대로 된 것 맞냐는 얘기가 안 나오겠나"라고 했다. 강 직무대리는 "그 부분은 독립된 징계위원회에서 결정하신 부분"이라고 해명했지만, 전 의원은 "징계도 똑바로 안 하는 요식 행위를 하니까 이런 (참정권 침해) 사태가 일어난 것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야당은 퇴직한 선관위 간부가 속한 업체에 일감을 몰아주는 카르텔을 정조준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선관위 전직 직원이 배우자와 아들을 동원해 선관위로부터 175억원의 계약을 따냈고, 이 중 계약한 일부 사업은 전직 선관위 직원이 이사로 있는 업체가 중국에서 사전투표함을 만들어 국내로 들여오는 것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주 의원은 "정상적인 조직이면 선관위 직원 출신이 오히려 입찰에 응한다든지, 수의계약이 들어오면 배제하거나 널티를 주거나 집중 관리하거나, 물건을 납품할 능력이 되는지를 검증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면서 "선관위가 가족 회사도 아니고 이런 식으로 선관위 카르텔이 작동하니까 특검이 불가피하다고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도 선거용품업체를 운영하는 전직 선관위 정당과장 출신의 한모 씨를 증언대에 세운 뒤 "추정컨대 여러 회사를 차려놓고 소액으로 이렇게 다 물건을 쓸어갔지 않나. 이걸 선관위에서 모른다고 할 수 있나. (현직) 선관위 직원들 전혀 소통하지 않나"라고 물었다. 한 씨는 "사업하면서 직접 담당 실무자들과 사전에 소통한 적은 없다"라고 말했다.
선관위 측은 이번 청문회에서 참정권을 침해당한 유권자에 대한 국가배상에 대해 긍정적인 의견을 냈다. "투표를 포기하게끔 만든 데 대해 사죄하고 국가배상까지 선제적으로 해야 하지 않겠나"라는 윤 위원장의 말에 강 직무대리는 "검토해 보겠다"라고 언급했다.
위철환 중앙선관위원장 직무대행은 "잠실 7-2 투표구의 12분은 대기표를 받고도 투표를 못 했다는 점을 알고 나서 상당히 마음이 안 좋고 그 부분에 대해서도 저희가 계속 파악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노태악 전 선관위원장은 "법률적으로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으나 충분히 의미 있는 지적이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