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 폐지' 밀더니…민주당 보완수사권 '엇박자'


장윤기 사건 계기…견제 필요성 재부상
폐지 법안 발의 속 일부 '존치 입법' 추진
피해자 보호 보완책 놓고 실효성 논란도

더불어민주당이 추진중인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두고 당내 이견이 공개적으로 분출하고 있다. 사진은 9일 국회 의안과에 형사소송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제출한 김승원(왼쪽부터), 김한규, 박상혁, 이해식 민주당 형소법 TF 소속 의원들의 모습. /뉴시스(공동취재)

[더팩트ㅣ국회=정채영·서다빈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전면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을 추진하는 가운데, 당내에서는 일부 보완수사권을 유지하는 별도 입법도 준비되면서 이견이 공개적으로 분출하고 있다. 경찰 수사에 대한 견제 장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에서 검찰개혁의 속도와 안전장치를 둘러싼 논쟁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지난 9일 민주당 형소법 개정 태스크포스(TF)는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한 형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은 형소법상 검사를 수사 주체로 규정한 조항과 경찰이 송치한 사건에 대해 검사가 직접 보완수사를 할 수 있도록 한 형소법 제196조를 삭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만 보완수사권을 둘러싼 당내 기류는 전면 폐지 일변도에서 조금씩 달라지는 분위기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미 의원 단체 대화방 등을 중심으로 보완수사권을 일부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 바 있다. 여기에 최근 불거진 광주 여고생 살인 사건, 이른바 '장윤기 사건'을 계기로 경찰 수사에 대한 견제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잇따르면서 당내에서도 보완수사권을 일부 유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공개적으로 나오고 있다.

일부 의원들은 보완수사권 일부 존치를 골자로 한 형소법 개정안을 준비 중이라고 밝히며 전면 폐지론과 선을 그었다. 홍기원 민주당 의원은 지난 10일 KBS 라디오에서 "보완수사권 일부 존치를 골자로 한 형소법 개정안을 발의하겠다"며 "여러 안전장치를 마련했다고 하지만 문제를 본질적으로 해소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더팩트>에 "처음 검찰개혁을 추진할 당시 법안소위 등 실무를 강경파인 김용민 의원에게 상당 부분 맡겼던 게 독이 된 것 같다"며 "당시 김 의원이 정리한 방향이 지금도 민주당 전체의 입장인 것처럼 인식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의원들 사이에 다양한 의견이 있다"고 했다.

광주 여고생 살인 사건을 계기로 경찰 수사에 대한 견제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더불어민주당 내 검찰 보완수사권 논쟁도 확산하고 있다. 사진은 광주 여고생 살인 사건 가해자 장윤기(23) 씨. /뉴시스

보완수사권 폐지에 따른 수사 공백 우려가 제기되자 민주당 내 강경파는 피해자 보호 장치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이를 보완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이 제시한 의견 진술권, 면담 요청권, 수사 진행 통보, 국선변호인 선임 등이 대표적인 대안이다. 피해자의 절차적 권한을 확대해 수사 공백을 메우겠다는 취지지만, 일각에서는 오히려 피해자에게 과도한 부담을 지우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수사기관이 사건의 오류를 바로잡는 대신 피해자가 직접 권리를 행사해야 하는 구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강욱 전 민주당 의원은 경찰이 검사의 보완수사 요구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검사가 이를 언론에 알려 여론의 압박을 받게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서도 검사가 직접 보완수사를 하는 대신 여론을 통해 경찰을 견제하자는 취지지만, 수사 절차가 아닌 여론에 의존하는 방식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결국 보완수사권을 폐지한 뒤 피해자의 권리 행사나 여론의 압박 등 다른 수단으로 같은 기능을 대신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또 다른 민주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검찰개혁 원칙과 피해자 보호를 어떻게 조화시킬지에 대해 아직도 내부에서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며 "이 문제는 당내에서도 대화가 쉽지 않다"고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민주당이 제시한 피해자 보호 장치에 대해 "피해자 보호를 말하지만 결국 피해자가 더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하는 구조"라며 "현실에서는 피해자에게 또 다른 부담이 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한 의원실 관계자는 "국회의원들은 직접 범죄 피해를 겪을 일이 많지 않겠지만 일반 국민들은 다르다"며 "피해자 보호 관점에서 제도를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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