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호투표제' 논란 확산…정청래 연임에 또 다른 변수?


친명 표 결집 효과 변수…정청래엔 부담
전준위 "당헌 위반 아냐"…최고위 결론 아직
선거 방식으로 '계파 갈등' 확대 우려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선호투표제 도입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해당 제도가 당대표 선거 구도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사진은 정청래 민주당 전 대표. /배정한 기자

[더팩트ㅣ국회=정채영·서다빈 기자]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가 후보 경쟁을 넘어 '선거 룰' 경쟁으로 번지고 있다. 전당대회준비위원회(전준위)가 선호투표제 도입을 추진하면서 정치권에서는 해당 제도가 정청래 전 대표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9일 민주당 전준위는 회의를 열고 친청(친정청래)계 일부 의원들이 제기한 선호투표제 도입의 당헌·당규 위반 여부를 논의한 끝에 위반으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고위원회의에서 관련 논의가 계류 중인 만큼 도입 여부는 아직 최종 확정되지 않았지만, 전준위가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어 그대로 갈 가능성이 크다.

선호투표제는 유권자가 후보의 1·2·3순위를 기재한 뒤 1차 개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최하위 후보를 선택한 표를 차순위 후보에게 재배분해 당선자를 가리는 방식이다. 별도의 결선투표 없이 한 차례 투표로 최종 당선자를 결정할 수 있어 결선투표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제도의 도입 취지다.

민주당은 올해 1월 원내대표 보궐선거와 지난달 치러진 국회의장 후보 경선에 선호투표제를 적용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당 대표 시절 결선투표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줄이기 위한 제도라는 의미에서 선호투표제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다만 정치권에서는 선호투표제가 이번 당대표 선거에서 정 전 대표에게 불리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친명(친이재명)계와 친청계가 제도 도입을 놓고 상반된 입장을 보이는 것도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싣는다.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선호투표제 도입이 추진되면서 친명계 후보 간 차순위 표가 결집해 김민석 전 국무총리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사진은 김 전 총리가 지난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균형발전을 넘어 지방주도성장으로 토론회에 참석해 물을 마시고 있는 모습./남용희 기자

당 안팎에서는 친명계로 분류되는 김 전 국무총리와 송영길 의원 지지층의 차순위 표가 서로에게 이동할 가능성이 큰 만큼, 정 전 대표가 기대할 수 있는 '표 분산 효과'가 줄어들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전 총리와 송 의원이 동일한 지지 기반을 공유하는 만큼, 선호투표제로 차순위 표가 서로에게 이동하며 사실상 단일 후보를 지원하는 것과 유사한 효과를 낼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이번 전당대회는 사실상 친명계 후보 2명과 친청계 후보 1명의 구도"라며 "선호투표제가 적용되면 친명 성향 당원들은 '김민석-송영길-정청래' 또는 '송영길-김민석-정청래' 순으로 투표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 다른 민주당 관계자는 "정 전 대표 입장에서는 1인1표제라면 친명 표가 분산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었겠지만, 선호투표제에서는 사실상 두 후보가 러닝메이트처럼 작동할 수 있어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현재 민주당 내 친명계가 주도권을 쥔 계파 구도가 이 같은 분석에 힘을 싣는 한편, 선거 방식을 둘러싼 논란이 계파 간 갈등과 불신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현재 민주당 내 주도권은 친명계가 쥐고 있는 만큼 선호투표제는 정 전 대표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며 "선호투표제 도입도 대통령 임기가 아직 4년가량 남아 있는 상황에서 당내 의사결정도 친명계에 상대적으로 힘이 실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상황에서 선거 방식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질 경우 계파 간 갈등과 불신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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