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 고민정 與 당권전 가세…정청래 연임 시나리오에 변수?


鄭의 '친문 러브콜'…高 등장에 퇴색되나
연일 鄭 때리는 高…전대 구도 영향 '촉각'

친문재인(친문)계 핵심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당권 경쟁에 참전하면서 민주당 전당대회 구도가 요동치고 있다. 사진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대표 출마선언을 하고 있는 고 의원. /배정한 기자

[더팩트ㅣ국회=이태훈·서다빈 기자] 친문재인(친문)계 핵심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당권 경쟁에 참전하면서 민주당 전당대회 구도가 요동치고 있다. 고 의원의 출마는 당권 연임을 위해 친문계 지원이 절실한 정청래 전 대표에게 특히 악재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고 의원은 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정부에서 훼손한 문재인 정부의 성과를 계승하고,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민주당을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며 당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당초 민주당 8·17 전대의 당권 경쟁은 정 전 대표와 김민석 전 국무총리, 송영길 의원의 3파전으로 압축되는 듯했으나, 이날 고 의원이 참전하면서 4파전으로 재편됐다.

고 의원은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대변인을 지낸 당내 대표적 친문계 인사다. 당초 이번 민주당 전대가 친이재명(친명)과 이외 세력 간의 계파전 양상으로 흘러가면서 김 전 총리나 송 의원과는 다르게 비이재명(비명)계 당권 주자로 거론돼 온 정 전 대표로선 당내 최대 계파 중 하나로 알려진 친문계의 지원사격을 기대해 볼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를 염두에 둔 듯, 정 전 대표도 당대표 사퇴 이후 가장 먼저 문재인 전 대통령을 찾는 등 친문계에 러브콜을 보내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고 의원의 출마로 정 전 대표로선 친문계로부터 집중 지원을 받긴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게 당내 시각이다.

고민정 의원은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대변인을 지낸 당내 대표적 친문계 인사다. 사진은 2023년 5월 10일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책방에서 책을 구매한 당시 박광온 원내대표, 이재명 대표, 고민정 최고위원이 문재인 전 대통령과 기념 촬영 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게다가 고 의원은 정 전 대표를 향한 곱지 않은 시선을 여과 없이 드러내고 있다. 그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장성철의 뉴스명당'에 출연해 "(정 전 대표에 대해) 불만이 많다"며 "우리는 친문이 아니라 친국민이 돼야 한다"고 말하는 등 정 전 대표와 거리를 두는 모습을 보였다.

고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서도 "(정 전 대표 시절 당에) 소통이 사라졌다. 당은 때론 안에서 세게 붙어보고, 설득도 해보는 과정이 있어야 하는데 어느 순간부터 의원총회장에서 '이게 당론입니다' 하고 결정되면 끝난다"며 전임 정청래 지도부를 비판했다.

정치권에선 고 의원의 출마로 친문 진영의 선택지가 넓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친문 표심이 일부 분산될 경우, 친문 외연 확장을 시도해 온 정 전 대표의 득표 전략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다.

정 전 대표는 강성 지지층을 핵심 기반으로 하면서도, 친문 성향 당원들의 지지까지 확보해야 당권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는데, 친문 핵심인 고 의원의 출마는 '정청래로의 친문계 결집'에 방해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정 전 대표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계파를 달리해 온 카멜레온 같은 인물"이라며 "대표직에서 물러나자마자 문 전 대통령에게 달려가는 등 친문을 자처해 왔는데, 친문의 적자로 불리는 고 의원이 출마한 만큼 상당히 곤란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고민정 의원의 출마가 정청래 전 대표의 득표 전략에 상당한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사진은 지난달 2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6 서울국제도서전 평산책방 부스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을 만나 인사하고 있는 정 전 대표. /뉴시스

박상철 경기대학교 정치전문대학원 명예교수도 고 의원의 출마가 정 전 대표의 득표 전략에 상당한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통화에서 "정 전 대표의 경우엔 친문과 친명의 갈등 구도로 전대가 흘러가는 게 득표 전략에 있어선 유리했는데, 고 의원의 출마로 친문계가 투망에서 빠져나가는 상황이 됐다"며 "이런 관점에서 볼 때 고 의원의 출마는 정 대표로선 아주 안 좋은 시나리오"라고 평가했다.

고 의원의 출마가 유력 후보 3인의 당권 경쟁에 큰 변수로 작용하진 않을 거라는 시각도 있다. 민주당은 이번 전대에서 본경선에 오르는 당대표 후보를 3명으로 제한했다. 고 의원이 본경선 진출에 실패할 경우, 그를 지지했던 친문 표심도 '다른 선택'에 나서야 한다는 뜻이다.

고 의원이 본선에 오르더라도 당대표 선거가 선호투표 방식으로 치러지기 때문에, 고 의원으로 인한 표 분산은 제한적일 거란 관측이다. 민주당 소속의 한 수도권 재선 의원은 "고 의원 출마가 (전체적인 전대 구도에) 큰 영향을 줄 것 같진 않다"고 분석했다.

다만 고 의원이 전대 중간 특정 후보를 공개 지지하고 사퇴하는 상황이 연출될 경우 파급이 상당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 정치권 인사는 통화에서 "친문 핵심인 고 의원의 전대 행보는 사실상 문 전 대통령의 의중처럼 읽힐 소지가 있다"며 "고 의원의 행보에 친문 표심이 요동칠 가능성도 간과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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