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사위 등 11개 상임위 챙긴 與…'반쪽 국회' 정상화 불투명(종합)


운영위·정무위·과방위 등 상임위원장 단독 선출
野 "원 구성 정상화 없이는 어떤 협상도 안 해"

더불어민주당이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법제사법위원회 등 11개 상임위원장을 일괄 선출했다. 사진은 법사위원장으로 당선된 서영교 민주당 의원. /박헌우 기자

[더팩트ㅣ국회=신진환 기자] 원내교섭단체 간 22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 협상이 결렬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법제사법위원회 등 11개 상임위원회를 차지했다. 전반기 때와 같이 '반쪽 국회'가 현실화되면서 공전 상태였던 국회가 여당 중심으로 가동하게 됐다. 민주당을 강하게 비판하는 국민의힘은 강력한 투쟁을 예고해 한시가 급한 국회 정상화가 불투명하다.

국회는 30일 저녁 본회의를 열고 18개 상임위원회 가운데 법사위 등 11개 상임위원장을 일괄 선출했다. 상임위원장 선출안은 민주당 주도로 의결됐으며 국민의힘 의원들은 본회의장 단상으로 나와 피켓을 들고 항의했다. 표결에도 불참했다. 선출된 상임위원장은 모두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다. 운영위원장은 3선의 한병도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법사위원장에 4선의 서영교 의원이 당선됐다.

이밖에 △정무위원회(유동수 의원) △재정경제기획위원회(조승래 의원)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송기헌 의원) △국방위원회(진성준 의원) △행정안전위원회(김영진 의원)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이재정 의원)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서삼석 의원)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김정호 의원·이상 3선)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이광재 의원·4선) 위원장도 각각 선출됐다.

상임위원장 선출 안건을 상정하기에 앞서 조정식 국회의장은 야당의 반대에도 본회의를 소집한 것에 대해 "국회법에 따르면 후반기 국회의장이 6월 5일 선출된 점, 제1 야당(국민의힘) 원내대표가 6월 10일 선출된 점을 고려하더라도 국회가 한 달 동안 국회법을 준수하지 못하고 있다"라며 "국민이 인내 가능한 선을 넘기 전에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36회 국회(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원 구성 강행 규탄 및 본회의 연기를 촉구하며 피켓팅을 하고 있다. /뉴시스

교섭단체 여야 원내지도부는 이날 본회의 막판까지 원 구성 협상을 벌였지만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핵심 쟁점인 법사위원장 배분을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 원내대표는 국회 의석수와 경제·외교·안보 분야를 적절히 배려해 야당 몫 7개 상임위를 절충안으로 제시했지만 국민의힘이 법사위원장을 고수해 협상이 결렬됐다고 밝혔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국회 내에서 견제와 균형을 이뤄야 한다는 일념하에서 '법사위를 우리 당에 배정하면 민주당이 추천하는 위원장을 선출하겠다'라고 제안했음에도 민주당은 여전히 법사위원장을 가져야 한다고 얘기했다"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줄곧 원내 2당이 법사위원장을 맡는 관례를 따르고 여당의 견제를 위해 법사위원장을 돌려받아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여야가 서로 법사위원장을 갖겠다며 쟁탈전을 벌이는 건 나름의 이유가 있다. 법사위는 각 상임위를 통과한 모든 법안이 거치는 최종 관문 상임위로 사실상 '상원'으로 여겨진다. 특히 법사위원장은 사회권과 법안 상정이라는 막강한 권한을 가진다. 쟁점 법안의 경우 본회의 회부를 늦출 수도 있다. 의도적으로 법안 처리를 지연시킬 수 있는 것이다. 민주당이 야당의 법안 발목잡기 가능성을, 국민의힘은 법안 날치기 처리 가능성을 제기했던 이유도 이 때문이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왼쪽에서 두 번째부터)가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회의장 주재로 회동을 마친 후 운영위원장실로 향하고 있다. /서예원 기자

국회는 당분간 민주당 중심으로 가동될 전망이다. 한 원내대표는 본회의 직전 의원총회에서 "민생 입법이 산적하고 검찰 개혁에 마침표를 찍을 형사소송법 개정 등 개혁 입법도 시급하다. 이재명 정부의 성과를 완성할 국정과제 입법도 기다리고 있다"라면서 "내일(1일) 당장 각 상임위를 즉각 소집해 간사 선임과 소위원회 구성을 마무리하고 입법 전쟁에 돌입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현재로서는 국회가 조속히 정상화될지는 불투명하다. 국민의힘이 워낙 거세게 반발하는 만큼 장기간 의사일정을 거부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 현실화한다면 이미 정국이 얼어붙은 상황에서 나머지 7개 상임위(교육·외교통일·산업통산자원중소벤처기업·보건복지·국토교통·정보·성평등가족위원회)도 여당 주도로 표결에 부쳐질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정 원내대표는 상임위원장 선출 표결 도중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은 협상 없는 일방통행, 콩고물 나눠주기 식 원 구성에 응하지 않을 것이고, 원 구성 정상화 없이는 어떤 협상도 협조도 하지 않고 어떤 상임위도 받지 않겠다"라면서 "상임위도 다 가지고 국회 운영도 민주당 마음대로 하라. 대신 모든 책임은 민주당 몫"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투쟁 방향은 7월 2일 의원총회를 거쳐 결정할 예정"이라고 했다.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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