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석] 흔들리는 민주, 제대로 민심 읽었나


차기 당내권력 두고 계파 간 신경전 과열
지지율 하락 속 국민 신뢰 회복 노력해야

6·3 지방선거 결과를 두고 여당 내 강한 후폭풍이 불고 있다. 친명계를 중심으로 정청래 대표 책임론이 분출하고 있다. 사진은 정청래 민주당 대표. /남용희 기자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6·3 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가 끝난 이후 더불어민주당 내부가 어수선하다. 서울시장 등 핵심 격전지에서 패배한 선거 결과를 둘러싸고 정청래 대표를 향한 책임론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날이 갈수록 당권파와 비당권파의 신경전도 날카로워지고 있다. 결국은 오는 8월 예정된 차기 당권을 둘러싼 계파 갈등에서 비롯됐다고 할 수 있다.

다시 살아난 계파 정치를 바라보면 한심스럽다. 선거 결과를 명분으로 내세워 차기 당권을 장악하려는 정치적 셈법이 깔린 것 아닌가 의구심이 강하다. 책임을 둘러싼 계파 대결이 불가피하더라도 선거 결과에 대한 반성과 자성의 모습은 보기 어렵다. 선거가 끝나서 그런지 국민의 시선은 안중에도 없는 듯하다. 오히려 야당보다 더 심하다는 비아냥이 나오는 이유다.

당청 간 기류도 미묘하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8일 "이겨야 하는 곳을 졌다고 하면 최소한 성공은 아니"라며 정청래 지도부를 지적했다. 비당권파는 기다렸다는 듯 정청래 대표의 사퇴를 압박하고 있고, 당권파는 정 대표를 옹호하며 방어벽을 치고 있다. 다음 날, 정 대표는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 참석차 출국한 이 대통령의 공항 환송 행사에 이례적으로 불참했다.

당권경쟁이 조기 과열되는 건 분명 바람직하지 않다. 그런데 원내 일부 구성원의 발언을 보면 정치적 동지를 향한 감정적으로 비아냥대기도 한다. 향후 당권경쟁 가도에서 큰 변수로 작용할 이 대통령의 의중을 둘러싼 계파 갈등은 갈수록 뜨거워질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당권경쟁이 공식적으로 막이 오른다면 이러한 혼탁한 분위기는 더욱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

유럽 방문과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순방길에 나선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9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서울공항에 도착해 홍익표 정무수석, 강훈식 비서실장, 김민석 국무총리,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 등과 함께 공군 1호기로 이동하고 있다. 이례적으로 민주당 지도부가 불참했다. /서울공항=남용희 기자

민주당은 민심을 제대로 읽었는지 의문이다. 민주당이 광역단체장 선거 16곳 중 12곳에서 이겼지만 정부·여당에 대한 견제와 경고의 메시지가 이번 선거에서 나타난 민심이라는 평가가 많다. 이 대통령이 더 낮은 자세로 겸손하겠다고 강조한 것만 보더라도 지나친 평가는 아닐 것이다. 실제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여당에 대한 민심은 악화하고 있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4~5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4명을 대상으로 '정당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민주당은 전주보다 3.1%포인트 하락한 41.8%, 국민의힘은 2.6%포인트 오른 41.1%로 집계됐다. 양당 격차는 지난주 6.4%포인트에서 0.7%포인트로 좁혀졌다. 지난 3월 셋째 주 24.9%(민주 53%, 국힘 28.1%)로 크게 벌어졌던 양당 간 격차는 석 달 만에 거의 없어졌다.

당권경쟁 국면으로 급속히 빨려드는 상황에서 친명계와 친청계는 날카로운 발톱과 이빨을 감추지 않고 있다. 사실상 '명청대전'의 막이 올랐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당내 권력을 향한 경쟁은 요란하기 마련이지만 선거 이후 민심을 잘 파악하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려는 노력이 부족해 보인다는 건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유념하시라. 당권에만 혈안인 모습은 차기 지도부의 쇄신과 변화에 대한 기대를 떨어뜨린다는 걸.

본문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무선(100%) 자동응답 전화조사 방식으로 진행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응답률은 5.6%다. 자세한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을 참조하면 된다.

shincombi@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