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국회=정채영 기자]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의 당권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연임 도전이 예상되는 정청래 대표를 비롯해 김민석 국무총리, 송영길 의원 등이 차기 당권 주자로 거론되면서 당내 물밑 경쟁도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특히 6·3 지방선거 결과를 둘러싼 책임론과 이재명 정부 성공을 뒷받침할 차기 지도부의 역할론이 맞물리면서 전당대회 구도에 관심이 쏠린다.
민주당은 오는 8월 17일 전당대회를 열기로 공감대를 형성했다. 민주당은 이번 주 열리는 최고위원회의와 당무위원회의를 통해 전당대회의 시기와 절차 등 제도 정비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당헌·당규상 전당대회준비위원회(전준위)는 전당대회 후보 등록 50일 전에 설치하도록 돼 있다. 이를 고려하면 늦어도 이달 말에는 전준위가 설치될 것으로 보인다.
차기 당권을 둘러싼 경쟁 구도도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전당대회 구도는 크게 정 대표의 연임 도전과 김 총리의 출마 여부, 송 의원의 재도전 가능성 등이 쟁점으로 꼽힌다. 여기에 김용민 의원의 출마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 의원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민주당 간사로 검찰개혁 입법을 주도해 온 대표적인 강경 개혁파로 꼽힌다. 일각에서는 김 의원이 주변 의원들에게 전당대회 출마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우선 정 대표는 현직 당대표라는 상징성을 갖고 있지만 연임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지방선거에서 광역단체장 선거 승리를 거뒀음에도 최대 승부처였던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했고, 대구·경북·경남 등 험지 확장에도 실패했다. 서울시장 패배와 험지 확장 실패를 둘러싼 책임론 역시 정 대표가 넘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김 총리는 최근 가장 주목받는 당권 주자 중 한 명이다. 당 안팎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인사로 평가받는다. 특히 이날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출국하는 이 대통령의 환송 행사에 참석하면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관례상 국무총리가 대통령 귀국 행사에 참석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정치권에서는 이번 환송 참석을 이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보여주는 장면으로 보고 있다.
반면 관례적으로 대통령 해외 순방 출국 환송 행사에 참석해 온 정 대표가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정치권에서는 다양한 해석이 나왔다. 대통령실과 민주당은 의전 간소화 차원이라고 설명했지만, 지방선거 이후 불거진 책임론과 전당대회를 앞둔 당권 구도와 무관치 않다는 말도 나온다.
최근 이언주 수석최고위원이 사퇴하면서 당 지도부 내 친명계 재편도 변수로 떠올랐다. 당내에서는 이 최고위원의 사퇴가 결과적으로 김 총리의 당권 도전에 힘을 보태는 효과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김 총리가 2002년 대선 당시 민주당을 탈당해 정몽준 후보 진영에 합류했던 이력은 여전히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일부 당원들 사이에서는 당시 행보를 두고 비판적인 시각도 남아 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2002년 대선 당시 행보를 아직도 좋지 않게 보는 당원들이 적지 않다"며 "대통령의 신임과 당심은 별개의 문제다. 이번 지방선거만 봐도 대통령이 힘을 실었다고 해서 모두 승리한 것은 아니지 않느냐"라고 말했다.
한 차례 당 대표를 역임했던 송 의원 역시 당권 재도전 가능성이 거론된다. 그는 최근 방송 인터뷰와 공개 행사 등을 통해 지방선거 결과와 당 운영 방향에 대한 견해를 적극적으로 밝히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과거 송 의원은 인천 계양을 지역구를 이 대통령에게 넘겨주면서 정치적 기반 마련에 기여했다. 이 때문에 당내에서는 송 의원의 정치적 공로를 인정해야 한다는 분위기도 있다.
그러나 송 의원을 바라보는 당내 평가는 냉랭한 편이다. 송 의원은 지방선거 과정에서 민주당 후보와 경쟁했던 김관영 무소속 전북지사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을 빚었다. 이를 두고 당내에서는 해당 행위라는 비판이 거세졌다. 최근 송 의원의 정 대표를 향한 날 선 발언도 부정적 여론에 힘을 보탰다.
한 민주당 의원은 통화에서 "민주당 후보들이 전선에서 뛰고 있는 상황에서 무소속 후보를 지지하는 발언을 하는 것은 선거를 어렵게 만드는 행위"라며 "사실상 해당 행위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천 자격을 논해도 될 사안인데 당대표 후보로 거론되는 것은 과도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