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국회=정채영 기자] 6·3 지방선거와 함께 전국 14곳에서 실시된 재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의원들이 5일 국회에 첫 등원했다. 22대 국회로 복귀한 전직 의원들은 비상계엄 사태와 민생 현안을 언급하며 의정활동 포부를 밝혔고, 일부 당선인들은 과거 자신들의 해임·면직 과정을 거론해 본회의장 안에 미묘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국회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본회의를 열고 재보궐선거 당선인 선서와 인사말 행사를 진행했다. 시작 전부터 당선인들은 동료 의원들과 인사를 나누며 국회 복귀 또는 첫 등원을 실감하는 모습이었다.
부산 북구갑에 당선된 무소속 한동훈 의원은 본회의장에 들어서자마자 의장석으로 향해 의사국 직원들과 일일이 악수한 뒤 여야 의원들에게 먼저 다가가 인사를 건넸다. 개혁신당과 사회민주당 의원들에게도 먼저 악수를 청하는 등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본회의에서는 국회에 입성한 의원들의 당선 인사가 이어졌다. 특히 과거 국회의원 경력이 있는 송영길·이광재·유의동·김의겸·김남국 의원 등은 국회 복귀 소감과 함께 향후 의정활동 계획을 밝혔다.
우선 인천 계양을 송영길 민주당 의원은 12·3 비상계엄 사태를 언급하며 "우리가 왜 존재하는지, 헌법을 수호하는 기능이 국회의 존재 목적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회든 대통령이든 헌법이 보장한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실현하기 위한 수단적 존재"라고 강조했다.
새만금개발청장을 지낸 군산·김제·부안갑 김의겸 민주당 의원은 "새만금은 그간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재명 정부 들어 천금 같은 기회를 맞고 있다"며 "그 기회를 살리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경기 평택을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은 "균형이 무너진 의회 민주주의를 다시 복원하고 대화와 타협이라는 정치 본연의 역할을 되살리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거대 여당과 정부의 독주는 견제하되 국민 삶을 위한 일에는 정파를 넘어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 당선인들의 발언을 두고는 본회의장 내에서 긴장감도 감지됐다. 발언 도중 의원석 곳곳에서 항의와 반박이 이어졌다.
윤석열 정부에서 방송통신위원장을 지냈던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은 인사말에서 과거 국회와 관련한 경험을 언급하며 "개인적으로 상임위원회실과 본회의장에 대해 대단히 좋지 않은 기억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이 자동 면직됐던 당시 상황을 설명하며 "특히 다수 의석을 가진 야당에 대해 좋지 않은 기억을 갖고 있다"고 하자 본회의장 곳곳에서 술렁임이 일었다.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일방적이다"라며 소리치기도 했다.
울산 남갑 김태규 국민의힘 의원도 이 의원에 이어 과거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 재직 당시 경험을 언급하며 비슷한 취지의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떠날 때는 속이 후련하다고 생각했지만 다시 이 자리에 서니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며 "합리적으로 하겠지만 꼭 필요한 사안이라면 끝까지 제 주장을 관철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국민의힘 의원석에서는 "잘한다"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두 사람은 이번 지방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지적하기도 했다.
이진숙 의원은 "투표용지가 부족해 투표를 하지 못하거나 되돌아가야 하는 일이 21세기 대한민국에서 발생한 것은 대단히 유감스럽고,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국회가 책임을 묻지 않고 넘어간다면 비난의 화살은 국회로 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규 의원도 "종이가 없어서 투표를 못 하는 K민주주의는 절대 수출하지 맙시다. 창피하지 않겠나"라며 선거관리 부실 문제를 꼬집었다.
재보선 당선자 중 유일하게 무소속인 한동훈 의원은 "2024년 12월 3일 밤 이곳 본회의장에 있었다"며 "그날 제가 했던 결단과 행동으로 이후 정치적 형극의 길로 들어섰지만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같은 길을 걸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민의 힘으로 다시 이곳에 돌아왔다"며 "지역을 발전시키고 보수를 재건하며 권력의 폭주를 막으라는 시민들의 바람을 성실한 의정활동으로 실천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