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성남·수원=신진환 기자] 6·3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21일, 1375만 명의 인구가 사는 경기도의 수장을 뽑는 선거에 유권자의 반응은 냉담했다. 대선·총선보다 투표율이 떨어지는 지방선거와 평일이라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더팩트>가 만난 유권자는 선거 자체에 별 관심이 없었다. 투표일이 13일 앞으로 다가왔는데도 아직 누구에게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할지 정하지 못했다는 이들도 꽤 있었다. 때문에 남은 기간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를 일이다.
경기지사 선거 판세는 '1강 1중 1약' 구도라는 평가가 많다.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가 스트레이트뉴스 의뢰로 지난 14일부터 이틀간 경기도 18세 이상 남녀 802명을 상대로 '경기지사 후보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추미애 민주당 후보 47.9%, 양향자 국민의힘 후보 33.8%, 조응천 개혁신당 후보는 5.5%로 집계됐다. 지난 4~5일 조사와 비교하면 추 후보(50.8%)와 양 후보(31.5%)와 격차는 19.3%포인트에서 14.1%포인트로 좁혀졌다.
이날 오후 경기 성남시 서현역 일대는 약간의 부슬비가 내리는 가운데 한산했다. 민주당 추 후보는 이재명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성남에서 정청래 대표의 지원 속에 선거 출정식을 열고 세몰이에 나섰는데, 행사가 끝나자 들썩들썩했던 분위기는 금세 식었다. 시민들은 역사로 발걸음을 옮기기에 바빴다. 전혀 선거 분위기를 느낄 수 없었다. 실제 저변에 깔린 밑바닥 민심은 선거에 관심이 없거나 막판까지 고민해 보겠다는 반응이 대다수였다.
공무원 출신이라고 소개한 60대 조모 씨는 추 후보에 대해 풍부한 정치 경험을 장점으로 꼽았다. 대신 자치행정의 경험이 없다는 점을 단점으로 짚었으나 누구나 처음은 있다며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양 후보에 대해선 "삼성 출신 반도체 전문가 정도만 알고 있다. 근데 너무 반도체만 얘기하는 것 같더라"라면서 웃음을 보였다. 아직 특정 후보를 지지하진 않는다면서도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에 대해 긍정 평가하며 여운을 남겼다.
개인사업자 50대 윤모 씨는 "수진동 태평동 등지를 수년째 재개발을 추진한다고 하는데 진전을 못 느끼겠다"라며 원도심 재개발사업에 적극적인 후보를 찍겠다고 밝혔다. 20대 여대생 전모 씨는 "아무래도 우리 지역이 발전하려면 여당을 찍는 게 유리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휴학생인 20대 윤모 씨는 "후보의 이름만 들어봤을 뿐 어떤 분인지 정보가 부족하다"라면서 "어떤 인물인지 찾아보거나 정 안 되면 당을 보고 찍어야 할 것 같다"라고 언급했다.
같은 날, 경기도청 소재지로 도정의 중심인 수원특례시에서 만난 시민들은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유동 인구가 많은 수원역 일대도 마찬가지로 조용했다. 한 교육감 후보 선거운동원들이 바쁘게 명함을 나눠주는데도 외면하는 행인이 대부분이었다. 이러한 풍경이 이번 지방선거의 민낯 같았다. "잘 모른다", "먹고살기 바쁘다", "선거 때만 모든 다 들어줄 것처럼 한다" 등 무관심이나 불만을 드러낸 유권자가 많았다. 공직자를 선출하기 전부터 기대치가 낮았다. 오랜 '학습효과'로 보였다.
아이러니하게도, 경기지사 선거에 관해 물으면 자연스럽게 이 대통령의 얘기가 나왔다. 용인 시민이라고만 밝힌 50대 여성은 "이 대통령이 나라를 잘 이끌고 있다고 생각한다. 체감되는 경기는 크게 개선된 건 없지만 뉴스를 보면 주식도 경제도 괜찮다고 하더라. 경기도가 잘되려면 민주당 후보가 되는 게 낫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반대로 70대 김모 씨는 '공소취소 특검법'을 추진하는 민주당을 맹비난하면서 "보수가 이 대통령이 재판받도록 해야 한다"라고 했다. 아울러 양 후보에 대해 "자수성가한 사람"이라며 높이 평가했다.
수원·용인·화성·안양·안산 등 경기 서남부권은 진보지지 성향이 상대적으로 강하고, 북한과 가까운 북부 지역은 보수세가 강하다. 중도층 표심의 향배가 선거 결과를 가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서울과 인천도 마찬가지다. 수도권 선거의 특징이다. 투표율이 변수로 꼽힌다. 실제 기권을 고민하고 있다는 유권자도 있었다. 민주당의 수성이냐, 국민의힘의 탈환이냐. 기자의 질문에 유권자가 보인 반응에서 드러난 점은 갈대처럼 흔들리는 바닥 민심이 적지 않았다는 점이다.
본문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ARS 여론조사(휴대전화 가상번호 100%, 성, 연령대, 지역별 비례할당 무작위 추출) 방식으로 실시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포인트, 응답률은 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을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