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국회=이태훈 기자] 6·3 지방선거에서 '역대급 완승'을 노리던 더불어민주당의 분위기가 한풀 꺾인 모습이다. 민주당발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논란'과 '실언' 이슈 등이 겹치면서 보수 진영에 결집 명분을 허용했다는 지적이다. 만약 민주당이 지선 광역자치단체장 선거에서 예상을 뛰어넘는 의석수를 국민의힘에 헌납할 경우, 집권 초기 정부의 국정 동력이 크게 약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선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으면서 여야는 이미 총력전 채비에 돌입했다. 각 정당은 지역별 판세 유불리를 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세부 선거 전략을 짜는 데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선거가 임박하면서 각 정당은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이지만, 민주당의 경우엔 "분위기가 예전만 못하다"는 푸념이 일각에서 새어 나오고 있다.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하더라도 민주당의 이번 지선 압승을 의심하는 시각은 드물었다. 일부에선 민주당이 총 16곳의 광역단체장 선거 중 경북도지사를 제외한 전 지역을 석권할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내놨다. 문재인 정부 초창기에 치러진 2018년 지선에서 민주당이 17곳 광역단체장 선거 중 14곳을 석권했던 결과 이상의 승리를 점친 것이다.
그러나 최근 분위기는 한창 좋을 때와 비교했을 땐 다소 가라앉았다는 게 민주당 내부 전언이다. 한 민주당 인사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한 달 전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할 때만 하더라도 분위기가 최고조였는데, 지금은 '까딱 잘 못하면 모른다'는 긴장감이 있다"며 현재 당내 분위기를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가 두 달 만에 50%대를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여권 내 긴장감은 고조되고 있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달 27∼30일 전국 18세 이상 20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4일 공표), 이 대통령 국정수행 긍정 평가는 직전 조사 대비 2.7%포인트 하락한 59.5%였다. 아울러 지난달 29∼30일 전국 18세 이상 1006명을 대상으로 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선 민주당은 48.6%를 얻으며 4주 만에 40%대로 내려앉았다. 국민의힘 지지도는 31.6%였다.
민주당의 분위기 하락세에는 최근 자신들이 추진한 '윤석열 정부 조작 수사·기소 의혹 특검법안'(조작기소 특검법)의 역풍이 적잖게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여론의 반응이 즉각적인 선거 기간에 예민한 이슈를 다소 성급하게 추진했고, 이것이 여론의 반발은 물론 야당에 공세 빌미까지 제공했다는 지적이다. 이 밖에도 정청래 대표의 '오빠' 실언과 정원오 서울시장 후보의 '컨설팅' 실언, 하정우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의 '손 털기' 논란 등이 순차적으로 터지면서 '언행 리스크'가 크게 부각 된 것도 민주당의 분위기 하락세에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민주당발 조작기소 특검법과 실언 이슈 등으로 반격의 물꼬를 튼 국민의힘은 앞서 드리웠던 '싹쓸이 패배' 우려를 떨치고 최대 5~6곳의 광역단체장 선거 승리를 기대하고 있다. 특히 대구, 경북, 울산, 부산, 강원에 더해 서울시장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다면, 향후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을 견제할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읽힌다.
실제로 정부 출범 이후 치러지는 첫 전국 선거는 '정부 평가' 성격이 짙기 때문에, 향후 정부 국정 동력과 연결될 공산이 크다. 한 정치권 인사는 통화에서 "이재명 정부는 출범한 지 1년밖에 되지 않았다. 정부 출범 초기 여당이 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 '허니문 효과'가 살아있는 시기로 봐야 한다"며 "이런 상황에서 여당이 기대치를 크게 밑도는 선거 성적표를 받아 들 경우, 책임론이 여당에만 국한되진 않을 것이다. 정부의 개혁 과제 추진에도 큰 장애물이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사에 활용된 여론조사는 모두 무선 자동응답 방식으로 이뤄졌다.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2%p, 응답률은 4.6%였다. 정당 지지도 조사 응답률은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p, 응답률은 4.6%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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