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국회=서다빈 기자] '대리기사비 현금 살포' 의혹으로 더불어민주당에서 제명된 김관영 전북지사가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면서 6·3 지방선거 전북지사 선거판이 거세게 요동치고 있다. 민주당의 텃밭인 전북에서 현역 지사의 무소속 출마라는 초유의 상황이 현실화되면서 당 안팎의 파장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김 지사는 7일 전북도의회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의 공천장이 아닌 도민 소속 후보로서 도민의 선택을 받겠다"고 밝혔다. 그는 당 공천 과정을 겨냥해 "민주당이 지켜온 공정과 정의의 가치를 믿어왔지만 공천 과정은 공정하지 못했다"며 "분노에만 머물지 않고, 억울함을 말하거나 원망만 앞세우지도 않겠다"고 말했다.
전북지사 선거는 민주당 경선 과정부터 극심한 내홍에 휩싸였다. 김 지사는 지난해 11월 30일 저녁 전주시 한 음식점에서 열린 청년 당원 모임에서 참석자들에게 대리운전비 명목으로 현금을 건넨 의혹으로 민주당 윤리감찰단 조사를 받았고, 당은 같은 날 곧바로 제명 처분과 함께 경선 후보 자격을 박탈했다.
이후 민주당 전북지사 후보로 확정된 이원택 후보를 둘러싸고도 '제3자 식사비 대납 의혹'이 불거졌다. 다만 당이 이 후보에 대해서는 하루 만에 무혐의 판단을 내리며 공천 공정성 논란은 더욱 커졌다. 경선 후보였던 안호영 의원은 이 후보에 대한 재감찰을 요구하며 12일간 단식 농성까지 벌였다. 민주당 최고위원회가 재심 요청을 기각하며 논란이 일단락되는 듯했지만, 김 지사의 무소속 출마로 갈등이 다시 불거지는 모습이다.
공교롭게도 김 지사가 출마를 선언한 날 이 후보는 경찰에 출석했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는 이 후보는 이날 전북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에 출석해 "이 사건은 '식사비 대납'이 아닌 민주당 경선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허위로 기획된 사건"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김 지사가 무소속으로 출마 의사를 밝히자 민주당은 즉각 반발했다. 당은 입장문을 내고 "도민 가슴에 대못을 두 번 박는 것"이라며 "김관영 예비후보의 무소속 출마는 어떠한 명분이나 정당성도 없다. 김 예비후보의 배신행위를 도민과 당원이 심판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전북도당위원장인 윤준병 의원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김관영 전북도지사가 전북도민의 가슴에 대못을 두 번씩이나 박는 배신행위를 기어코 자행했다"며 "석고대죄의 참회도 없이 이재명 정부와 함께 추진해야 할 전북 발전의 기회에도 찬물을 끼얹는 김 지사의 무소속 출마를 전북도민과 함께 규탄한다"고 직격했다.
당 내부 분위기는 복잡하다. 현역 프리미엄과 지역 조직력을 갖춘 김 지사의 존재감을 결코 무시할 수 없다는 우려도 감지된다. 실제 새전북신문이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30일부터 이틀간 전북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이원택 후보가 39.6%, 김관영 지사가 36.6%를 기록하며 오차범위 내 접전을 보였다.
한 호남권 민주당 관계자는 <더팩트>에 "(김 지사의) 현역 프리미엄은 무시하기 어렵다"며 "김 지사 조직이 워낙 탄탄하기 때문에 (이 후보 입장에서도) 마냥 쉬운 선거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현역 의원 조직보다 도지사 조직이 훨씬 강하다. 지역 바닥 조직력 자체가 다르다"고 귀띔했다.
정청래 대표를 향한 지역 내 반감 기류도 변수로 거론된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전북에서는 공천 과정에 대한 불만과 함께 정청래 지도부에 대한 비토 정서도 일부 있다"며 "이번 선거가 사실상 정 대표 체제에 대한 평가 성격으로 흐를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정 대표가 지난 1일 이 후보 개소식에 참석했을 당시 현장에서는 거센 반발이 터져 나왔다. 일부 참석자들은 '전북도민이 핫바지냐', '호남을 쑥대밭으로 만드는 정청래' 등의 피켓을 들고 항의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전북의 정치 지형상 민주당 우세 구도가 쉽게 흔들리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전북은 민주당 지지세가 워낙 강한 지역인 만큼 기본적으로 민주당 후보가 유리한 선거"라며 "전라북도가 당내 계파 갈등 속에서도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하는 지역은 아니기 때문에 민주당 입장에서는 별로 신경 쓸 사안이 아닐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지사의 무소속 출마로 전북지사 선거는 민주당 이원택 후보, 국민의힘 양정무 후보, 진보당 백승재 후보, 무소속 김관영·김성수·김형찬 후보가 맞붙는 다자구도로 치러질 전망이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무선 ARS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4%p이며 응답률은 7.0%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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