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 깬 숨은 보수?…지선 당락 가를 변수 될까


최대 격전지 '부산' 오차 범위 내 접전
'샤이 보수' 표면화 과정이란 분석
여전히 신중…"격차 커야 동정론 작동"

6·3 지방선거를 약 40일 앞두고 그간 표심을 드러내지 않던 ‘샤이 보수’가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사진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A(all)부터 Z(zero)까지 교통혁명! 모두가 부담 없는 이동권 복지 공약을 발표하고 있는 모습. /서예원 기자

[더팩트ㅣ국회=김수민 기자] 6·3 지방선거가 40여 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론조사 지표상에서 침묵하던 ‘샤이 보수'가 서서히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압도적 우세가 예견되던 선거 초반 기류와 달리, 최근 격전지를 중심으로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면서 보수 유권자층의 견제 심리가 당락을 가를 주요 변수로 부상했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보수층의 결집 현상은 영남권 최대 격전지인 부산에서 가장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21일 발표된 KBS부산-한국리서치 여론조사(부산 지역 만 18세 이상 성인 1000명 대상. 휴대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로 추출해 전화면접조사. 응답률은 20.5%,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에 따르면, 차기 부산시장 지지도에서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후보(40%)와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34%)가 6%p 차로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달 초 양자 대결에서 두 자릿수로 벌어졌던 격차가 한 자릿수로 줄어든 것은 무응답층에 머물던 보수 성향 유권자들이 후보 대진표 확정을 기점으로 응답에 나서기 시작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는 여론조사 기법상 잡히지 않던 '숨은 보수' 표심이 수면 위로 올라오는 과정으로 풀이된다.

엄경영 정치평론가는 이날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샤이 보수 결집의 결과로 볼 수 있다. 역대 지방선거처럼 투표율이 50%대를 기록할 경우 60대 이상 보수층의 결집으로 국민의힘이 일정 수준 선전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라며 "민주당이 마냥 낙관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과거 선거를 돌아봤을 때, 보수 지지세가 강한 지역일수록 여론조사 응답에 소극적이었던 표심이 실제 개표 시 3~5%p정도 더 높게 나타나는 현상이 있어 왔다. 이번 지선 역시 무당층 비율이 여전히 20%대를 상회하고 있어 이들 중 상당수가 샤이 보수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다만 이들이 실제로 투표를 하기까지는 확실한 '투표 명분'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주요 격전지에서 지지율 간격이 점차 좁혀지는 양상이다. 사진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방미 성과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서예원 기자

지지율 상승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신중한 기류가 감지된다. 지지층의 '조기 결집'이 선거 전략상 반드시 유리하지는 않다는 판단에서다.

당 관계자는 <더팩트>에 "지지율 격차가 20%p 이상 벌어지는 것이 오히려 당 전략상 유리할 수 있다"며 "영남권 특성상 오히려 격차가 크게 벌어져 있을 때 지지층 내 절박함이 생기고 동정론이 강하게 작동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현시점에서 지지율이 따라붙는 모습은 '할 만하다'는 안도감을 줘 투표 참여 의지를 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 총선 당시 막판 위기론이 보수 표심을 투표장으로 끌어내는 원동력이 됐다는 분석이 나오는 만큼, 이른 지지율 회복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민주당 역시 보수층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중앙당 지도부는 '승리 낙관론'을 경계하며 내부 단속 중이다. 한 여당 관계자는 "민주당의 압승 전망이 확산할수록 역설적으로 보수층의 견제 명분이 강화될 수 있다"며 "내부 단속과 입단속을 철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리더십 논란이 표심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엄 평론가는 "이미 리더십을 상실한 상태라 그로 인해 이탈할 보수층은 많지 않을 것"이라며 "민주당 역시 압도적인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는 상황인 만큼, 지도부 행보와 별개로 국민의힘이 선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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