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政談<상>] 조국, 출마 기자회견…시작도 끝도 '진보당'


평택을 출마 기자회견 첫 질문부터 진보당
"민주당도 후보 내는데 나는 안 해야 하나"
'만덕동 전입' 한동훈, 선거 준비에 한창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의 평택을 출마로 진보당과의 연대에 금이 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진은 조 대표가 지난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의원 보궐선거 평택을 지역구 출마 선언을 하는 모습. /배정한 기자

<더팩트> 정치부는 여의도 정가, 대통령실, 외교·통일부 등을 취재한 기자들의 '방담'을 통해 한 주간 이슈를 둘러싼 뒷이야기와 정치권 속마음을 다루는 [주간정담(政談)] 코너를 진행합니다. 주간정담은 현장에서 발품을 판 취재 기자들이 전하는 생생한 취재 후기입니다. 방담의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대화체로 정리했습니다.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정리=김정수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SNS에 게재한 '이스라엘' 영상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평택을 출마 배경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의 종용이 있었다는 취지로 말했지만, '네 탓'이라는 지적을 피하지 못했다.

-일단락될 줄 알았던 안호영 민주당 의원의 단식은 이어지고 있으며,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부산에 전입신고를 마치고 첫 배지 도전에 분주하다. 국회에서는 대북송금 조작기소 핵심인 북한 리호남을 봤다는 방용철 전 쌍방울그룹 부회장의 발언으로 파장이 일었다. 민주당은 방 전 부회장 발언을 위증이라며 맞대응하며 여야가 충돌했다. 충주맨이 쏘아 올린 여수세계섬박람회 차질 우려에 정부는 김민석 국무총리를 투입해 대응에 나섰다.

◆조국 출마 기자 회견서 ‘진보당’ 질문이 이어진 까닭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지난 14일 경기 평택을 재선거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했잖아. 기자회견 마친 뒤 이어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진보당' 이야기가 나왔다던데. 이유가 뭐야?

-기자회견에서는 총 11개의 질문이 나왔는데, 가장 첫 질문과 마지막 질문이 '진보당' 관련이었던 만큼, 이슈가 뜨거웠어. 평택을 지역의 경우,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가 출마를 일찌감치 선언해 지역구를 일구던 곳이었기 때문이야. 혁신당은 진보당과 지난 대선부터 개혁진보 4당으로 연대하며 정치개혁 이슈를 비롯해 여러 정치권 연대를 함께한 사이지.

-조 대표는 어떤 입장이야?

-조 대표는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와의 물밑 접촉이 있었냐는 질문에 "선거 연대 논의 자체가 있은 적이 없다"며 "진보당으로부터 제안받은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어. 그러면서 김 대표와 '선의의 경쟁'을 하겠다고 강조했지. 아울러 '개혁진보 4당'이 추진하는 정치개혁 법안 처리 및 공동 교섭단체 추진을 위해 진보당과의 연대가 필요하지 않겠냐는 질문이 있었어. 진보당과 혁신당이 다른 지역에 출마해 모두 원내에 입성하게 되면 소수정당의 목소리가 더 커질 수 있었는데, 조 대표의 출마로 이같은 연대 계획이 물거품이 되는 것 아니냐는 정치권 우려가 팽배한 것도 사실이었어. 이에 조 대표는 "6월 3일 이후의 일"이라고 잘라 말하며 "더불어민주당도 후보를 내는데, 그러면 내가 출마를 안 해야 하느냐. 질문 자체가 잘못된 것 같다"고 날을 세웠지.

조 대표의 평택을 출마에 진보당은 다소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사진은 조 대표가 지난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의원 보궐선거 평택을 지역구 출마 선언을 하는 모습. /배정한 기자

-진보당 측은 어떤 반응을 보였어?

-진보당 측은 상당히 공격적인 반응을 보였어. 조 대표의 평택을 출마가 확실시되자, 김 대표는 같은 날 곧바로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조 대표님, 대의도 명분도 없는 평택 출마를 철회하라"며 "조국 대표님의 '동지애'를 의심하지 않으려 했다. 정치는 원래 이토록 비정하게 신의를 밟고 올라서는 아수라장이어야 하느냐"고 비판했어. 손솔 진보당 수석대변인도 16일 "내란 세력 청산 연대를 무너뜨리는 자충수"라고 했고, 15일에도 "험지는 조 대표 출마로 불필요하게 만들어진 것"이라며 비판 수위를 높였어.

-진보당이 이렇게 격한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뭐야?

-당초 6·3 지방선거와 재보궐 선거가 동시에 치러지기 때문에 진보당은 민주당과 평택을 지역과 울산시장 선거와 단일화 맞트레이드를 시도하려고 했어. 울산시장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인 김상욱 의원에게 진보당이 양보하고, 대신 평택을 지역에선 김 대표가 민주당의 양보를 얻어내는 식이야. 울산시장 선거에 출마하는 김종훈 진보당 후보가 지역 기반을 견고하게 다졌고, 민주진보 진영의 연대 없이는 국민의힘 후보를 이기기 어렵다는 계산에서였어. 그런데 조 대표의 출마로 이같은 정치적 계산이 더욱 복잡해진 셈이지.

조 대표는 지난 16일 민주당 주요 인사분들이 저에게 직접 연락해서 부산을 선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얘기했다고 밝혔다. /배정한 기자

◆조국 부산행, 진짜 민주당이 말렸을까

-평택을 재보궐에 출마한 조 대표 발언이 연일 화제야. 원래는 고향인 부산 북구 갑 출마를 고민했는데, 민주당이 말려서 접었다는 식으로 얘기했거든.

-조 대표 설명은 꽤 구체적이야. 부산이 고향이라 실제로 내려오라는 요청도 있었고 본인도 출마 생각이 있었는데, 민주당 쪽에서 연락이 왔다는 거지. 조 대표는 지난 16일 유튜브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민주당 주요 인사분들이 저에게 직접 연락해서 부산을 선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얘기했다. 아쉬운 점은 있다"고 말했지.

-연고도 없는 평택을로 간 배경을 사실상 "민주당이 말렸다"고 설명한 셈이야. 조 대표는 민주당 인사가 부산 출마를 만류한 이유로, 전재수 대 박형준 구도가 조국 대 한동훈 구도로 바뀔 경우 보수 결집이 강해지면서 부산시장 선거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고 했어.

-이를 접한 민주당 반응은 완전 싸늘해. 한 초선 의원은 <더팩트>에 "지역구 쇼핑하는 것도 아니고 들을 가치도 없다"고 불쾌감을 드러냈어. 또 다른 민주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민주당이 재보궐에 나가지 말라면 조국이 안 나갈 사람이냐"며 "민주당 머리채를 그만 잡았으면 좋겠다"라고까지 이야기 하더라.

김영진 민주당 의원은 지난 16일 조 대표와 한 전 대표가 북구에서 싸우는 건 좋지 않다고 생각했다는 뜻을 조 대표에게 전했다고 말했다. 다만 개인적인 의견을 개진한 것뿐 당 차원의 메시지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정청래 민주당 대표(왼쪽)와 조 대표. /남윤호 기자

-그러니까 애초에 통제 가능한 인물도 아닌데 '민주당 때문에 못 갔다'는 설명 자체가 성립하기 어렵다는 논리인 셈이지.

-거듭 조 대표가 민주당 책임론을 펼치자 일각에서는 "'연락했다는 인물'이 실제로 있긴 한 거냐"는 반응도 나왔어. 그런데 친명(친이재명계)으로 꼽히는 김영진 민주당 의원이 지난 16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조 대표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북구에서 싸우는 건 좋지 않다고 생각했다"며 "그런 뜻을 조 대표에게 전했다"고 밝혔어.

-결국 누군가 그런 의견을 전달한 건 맞는 셈이지. 다만 민주당 일부 의원이 개인 의견 차원에서 전한 것일 뿐, 당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부산 출마를 막았다'고 하긴 어려워 보여.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부산 북구 만덕동에 거주지를 마련하며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화했다. 사진은 한 전 대표가 지난 16일 야간 방범 순찰을 돌던 중 지역 학생들을 만난 모습. /한 전 대표 SNS 갈무리

◆"아저씨 국회의원 떨어졌어요?"…한동훈의 부산살이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최근 부산 북구 만덕동에 거주지를 마련했다고?

-응. 한 전 대표는 지난 14일 부산 북구 만덕동에 전입신고를 마쳤어. 이는 사실상 6·3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질 것으로 보이는 부산 북구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화한 거야. 그는 전입신고를 마친 뒤 "부산 시민, 북구와 만덕 시민을 위해 몸 던질 각오로 왔다"며 "부산에서 끝까지 정치하기로 마음먹었다"고 강한 의지를 내비쳤어. 단순히 주소만 옮긴 게 아니라 실제 주역 지민들과의 접점을 넓히려고 노력 중이야. 필요한 가구 중 일부는 중고 거래 플랫폼인 '당근마켓'을 통해 만덕 주민들에게 직접 구매하겠다고 밝히기도 했어. 지역 사회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겠다는 전략이지.

-이미 지역 주민과 스스럼없이 어울리는 모습이 화제던데?

-맞아. 한 전 대표가 16일 자신의 SNS에 '매일 만나는 만덕아저씨'라는 태그와 함께 영상을 하나 올렸어. 지역 청년 자율방범대원들과 야간 방범 순찰을 돌던 중 학생들을 만나자 "또 만났다"며 반갑게 인사를 건네더라고. 한 전 대표는 "나 따라다니는 거 아니냐"며 농담을 던지기도 했어. 학생들도 카메라 앞에서 V자 포즈를 취하고, 한 전 대표가 "오늘은 빗이 없네"라며 아는 척 하니까 깔깔거렸어. 특히 압권이었던 건 학생들의 순수한 질문이었어. 학생들이 "국회의원이냐, 떨어졌냐"라고 묻자, 한 전 대표는 당황하지 않고 "아직 안 나갔다"고 웃으며 받아넘겼어.

한 전 대표가 지난 14일 부산 북구 만덕2동 행정복지센터를 찾아 전입 신고를 하는 모습. /뉴시스

-지역구에 집까지 구하고 밤마다 순찰까지 도는 걸 보니, 선거 준비에 진심인 것 같네.

-확실히 '정면 돌파' 의지가 느껴져. 하지만 한 전 대표의 이런 행보를 두고 비판적인 목소리도 적지 않아. 부산 북구갑에 출마할 명분이 부족하다는 거야. 한 야당 소속 관계자는 "지금 출마 이야기가 나오는 사람 중 명분이 제일 없지 않나"라고 지적했어. 한 원내 관계자는 "본인이 향후 당에 복귀할 생각이 있다면 당과의 관계를 고려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데, 지금은 '청산해야 할 대상'으로만 보는 것 같다"고 꼬집었어. 결국 이번 출마가 보수 진영 내 복잡한 셈법 속에서 본인의 정치적 생명력을 증명할 '독자 생존'의 시험대가 될 것 같아.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왼쪽)와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지난 16일 국회에서 열린 중동 상황 대응 극복을 위한 민주당-국민의힘 원내대표 긴급 점검 회의에 참석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남용희 기자

◆민주당의 변신은 무죄?…현안마다 국힘을 대하는 법

-요즈음 국민의힘을 상대하는 민주당의 태도가 아주 변화무쌍하다고?

-맞아. 최근 정치권 관계자들 사이에선 "민주당이 현안에 따라 국민의힘을 대하는 태도가 크게 달라진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어. 민주당이 22대 총선과 조기 대선에서 연거푸 이기면서 국회 내 사안을 강행 처리하는 사례가 늘어났고, 이로 인해 국민의힘과 얼굴을 붉히는 빈도도 증가한 게 사실이잖아? 그런데 요즘에는 몇몇 특정 현안에 대해선 민주당이 국민의힘을 어르고 달래는 모습이 연출됐으니, 그 광경이 꽤 새롭더라고.

-어떤 현안에서 민주당의 태도가 달라졌는데?

-개헌 논의가 대표적이야. 민주당은 압도적 국회 과반 의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어떤 법안이라고 단독으로 처리할 수 있어. 당이 배출한 이재명 대통령의 존재 덕분에 재의요구권(거부권)을 걱정할 필요도 없고 말이야. 그런데 민주당 힘만으로 불가능한 딱 한 가지가 바로 개헌이야. 현재 국회 구성 기준으로 197명의 의원이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개헌안에 찬성표를 던져야 개헌 국민투표를 실시할 수 있는데, 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개혁신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무소속 의원 전체 의석을 합쳐도 10표가 모자란 상황이야. 개헌은 그 상징성 때문에 2000년 이후 출범한 거의 모든 정부에서 추진을 시도했고, 이재명 정부에서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어. 정부를 뒷받침해야 하는 민주당으로선 국민의힘을 잘 달래야 하는 상황인 거지.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6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의 대장동·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위례신도시 조작기소 의혹 사건 청문회에 참석해 서영교 위원장에게 발언권 관련 항의를 하고 있다. /배정한 기자

-민주당은 또 중동 전쟁 여파 대응 논의에 국민의힘을 설득해 참여시키기도 했어. 범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여야 협치 분위기를 조성하면, 정부가 대외적 이슈에 대한 국회의 지원이 필요할 때 국회 논의 속도가 크게 향상될 수 있거든. 실제로 여야는 지난 16일 '중동 상황 대응·극복을 위한 민주당·국민의힘 원내대표 긴급 점검 회의'를 열고 비축유 확대와 원유 도입에 있어 다변화를 위한 제도 개선에 협력하기로 합의했어.

-이런 분위기가 이어지면 국회 내에서의 여야 협치 분위기도 자리 잡을 수 있을까?

-안타깝게도 그건 요원해 보여. 개헌과 중동 전쟁 여파 대응 논의에 대해서만 민주당의 협상 태도가 다소 부드럽고, 나머지 현안은 국민의힘 반대에도 강행 처리하는 것을 반복하고 있거든. 최근 민주당은 국민의힘 의원이 위원장인 국회 상임위원회가 일을 하지 않는다면서 22대 후반기 국회에선 자신들이 모든 상임위원장직을 독식할 수 있다는 엄포도 놨어. 민주당은 6·3 지방선거 이후 국민의힘이 반대하는 개혁 입법 추진에 속도를 낼 것이 유력한데, 이럴 경우 여야는 더욱 극명하게 대립할 수밖에 없을 거란 분석이야.

◆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신진환 기자, 이헌일 기자, 김정수 기자, 정소영 기자, 김수민 기자, 정채영 기자, 이태훈 기자, 김시형 기자, 서다빈 기자, 이하린 기자

<하>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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