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이유 있는 입단속…역대 선거 뒤흔든 '말말말'


유리한 선거 판세, 실언 여파로 흔들린 전례 多
尹 '대파 875원' 정동영 '노인 폄훼' 발언 대표적

당과 이재명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을 등에 업고 6·3 지방선거 준비에 박차를 가하는 더불어민주당이 최근 낙관론 등 실언을 경계하며 입단속에 나서고 있다. 선거 국면에서 실언을 계기로 판세가 크게 요동친 전례가 있는 만큼, 이러한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사진은 정청래 민주당 대표. /남용희 기자

[더팩트ㅣ국회=이태훈·서다빈 기자] 당과 이재명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을 등에 업고 6·3 지방선거 준비에 박차를 가하는 더불어민주당이 최근 낙관론 등 실언을 경계하며 '입단속'에 나섰다. 선거 국면에서 실언을 계기로 판세가 크게 요동친 전례가 있는 만큼, 이러한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연일 고조되는 당내 지선 승리 기대감과 별개로 철저한 입단속을 주문했다. 지난달 27일 "선거에 대한 해를 끼치는 가벼운 언행이나 오버하는 말에 대해 엄중히 조치할 것"이라고 경고한 데 이어, 30일에도 "만약 국민 눈살을 찌푸리는 언행이 있을 땐 당대표로서 엄중 조치하겠다"며 당 구성원을 향해 거듭 신중한 언행을 당부했다.

정 대표의 이러한 당부는 과거 실언으로 선거 판세가 요동친 전례가 있었던 만큼, 당이 이번 지선에서 이러한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실제로 진보·보수 정당을 불문하고 선거가 임박한 상황에서 발생한 유력 인사들의 실언은 선거 결과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실언이 선거 판세를 흔들었던 대표적 사례로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대파 875원' 발언이 꼽힌다. 당시 윤 전 대통령은 2024년 4·10 총선을 불과 3주 앞둔 3월 18일 서울 소재의 한 마트를 찾아 "(대파 한 단에) 875원이면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는데, 현실과 동떨어진 대통령의 물가 인식에 큰 비판이 일었다. 2월까지만 하더라도 160석까지 석권이 가능하다는 기대감이 국민의힘에 있었지만, 해당 발언 여파가 지속되며 국민의힘은 4·10 총선에서 참패했다.

공교롭게도 윤 전 대통령의 '대파 875원' 발언은 며칠 전 있었던 황상무 시민사회수석의 '회칼 테러' 발언과 더해지며 파장을 키웠다. 한 진영에서 선거 판세를 흔들 수 있는 대형 실언이 연거푸 터진 것이다. 두 실언이 나오기 전 국민의힘은 리얼미터 여론조사(24년 3월 1주차)에서 41.9%의 정당 지지도를 얻어 민주당(43.1%)과 백중세를 이뤘지만, 2주 뒤 조사에선 37.1%까지 떨어지며 민주당(42.8%)에 격차 확대를 허용했다.

2024년 3월 18일 당시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서초구의 한 마트를 방문해 대파 등 채소 물가를 점검하는 모습.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대파 한 단에) 875원이면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는데, 현실과 동떨어진 대통령의 물가 인식에 큰 비판이 일었다. /뉴시스

진보 진영도 과거 선거 국면에서 유력 인사의 실언으로 상대에게 공세 빌미를 제공한 적이 있다. 2004년 총선을 앞두고 터진 정동영 당시 열린우리당 의장의 '노인 폄하' 발언이 나온 것이다. 당시는 민주당에서 갈라져 나온 열린우리당은 실질적인 집권 여당 역할을 맡고 있었고, 노무현 대통령 탄핵을 추진한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거센 역풍을 맞으며 '열린우리당 200석 석권' 시나리오도 점쳐지던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정동영 의장의 '문제 발언'이 나왔다. 2004년 4·15 총선을 불과 3주 앞둔 3월 26일 그는 "미래는 20대, 30대의 무대다. 그런 의미에서 한 걸음만 더 나아가 생각해 보면 60대 이상 70대는 투표 안 해도 괜찮다"고 했는데, 해당 발언은 노년층을 중심으로 강한 공분을 낳으며 한나라당 지지세를 결집하는 효과를 낳았다. 해당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은 152석을 얻으며 과반 의석을 얻는 데는 성공했지만, 당초 기대에는 크게 미치지 못하는 결과였다.

이 밖에도 민주당 대표 시절 이재명 대통령이 4·10 총선 선거운동 중 했던 '2찍 발언'과 지난해 6·3 대선 국면에서 있었던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의 '젓가락 발언' 등이 여론의 반향을 일으킨 정치인의 대표적 실언으로 꼽힌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정 대표의 '입단속 전략'에 대해 "역대 선거에서 좋은 분위기를 망치는 일은 모두 실언에서 비롯됐다"며 "현재 민주당엔 실언 이외의 변수는 없으니, 정 대표의 입조심 당부는 정확한 진단"이라고 평가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지금 국민의힘이 기다리고 있는 건 우리 당의 내부 분열이나 실언 한마디일 것"이라며 "지금은 SNS와 방송을 통해 발언이 즉각 확산하는 만큼 더욱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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