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국회=김시형·김수민 기자]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이 경선 배제(컷오프) 결정에 반발해 제기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이 법원에서 기각되면서 당내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무소속 출마를 선택할 경우 대구 민심 악화와 당내 내분 심화에 대한 부담이 크고, 불출마를 수용하더라도 공천 갈등의 여진이 이어질 수밖에 없어 당내에서는 주 의원이 어떤 선택을 해도 공천 흥행을 담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서울남부지법 민사51부(권성수 부장판사)는 3일 오후 주 의원이 제기한 공천 배제 결정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제출된 소명자료만으로는 공관위가 당헌·당규상 절차를 현저히 위반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에 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주 의원과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컷오프 결정한 1기 공관위 결정 그대로 유영하·윤재옥·이재만·최은석·추경호·홍석준 6명의 후보자 간 예비경선을 거쳐 2명의 경선 후보를 선정하고, 이후 경선에서 최종 후보를 선출하는 방식을 진행하기로 했다.
주 의원은 즉각 입장을 내고 "이번 컷오프가 절차와 내용 양면에서 모두 중대한 문제가 있다는 문제의식에 변함이 없다"며 "사법부가 끝없는 공천 농단을 바로잡을 절호의 기회를 놓친 것이 아쉽다"라고 반발했다.
특히 김 지사의 가처분 인용 사례와 비교해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는 이어 "재판부의 결정문을 세밀하게 분석한 뒤 향후 대응 방향을 신중하게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참여할 수 없게 된 주 의원 앞에는 '무소속 출마' 또는 '불출마 수용', 두 가지 선택지만 남았다. 당내에서는 주 의원의 불출마 가능성에 조심스럽게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영남권의 한 의원은 이날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주 의원의 평소 성향을 고려할 때 '배신자 프레임'을 감수하면서까지 무소속 출마를 강행할지 의문"이라며 "과거 무소속 출마로 국회 입성에 성공한 경험은 있지만, 국회의원 선거와 광역단체장 선거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더 큰 문제는 대구 민심의 흐름이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광폭 행보를 보이며 보수층을 파고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김 전 총리에 대해 "능력 있는 행정가"라며 공개 지지를 선언하고, 김 전 총리가 '박정희 컨벤션센터 공약'을 검토하는 등 실용적 보수 전략을 동시에 취하면서 지역 정서가 요동치고 있다.
여권 후보가 '보수 끌어안기' 전략을 펴는 가운데, 당 안팎에서는 "대구는 결국 텃밭이기에 선거 직전엔 결집한다"는 안일한 낙관론에 대한 비판도 제기된다.
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지방선거가 코앞인데 당 지도부의 전략이 무엇인지 도무지 보이지 않는다"며 "민주당은 이슈 하나만 터져도 전 의원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데, 우리 당은 단합이 안 돼도 너무 안 되고 낙관론에만 빠져 있다"고 토로했다.
또다른 당 관계자는 "원래 대구는 당연히 이겨야 하는 곳인데, 지금은 '골칫덩어리'가 돼버려 시민들 보기에도 민망한 상황"이라며 "주 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하면 본인에게도 당에게도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대구 민심도 점점 악화되는 마당에 대구까지 내주겠다는 게 아니라면 주 의원이 신중히 잘 판단할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
그러면서 "차라리 처음에 험지에 출마했다면 본인에게든, 당 공천 흥행이든 상황이 좀 달라졌을까 싶다"며 "6선 중진인 만큼 주 의원이 당을 위해 좀더 헌신하는 태도를 보여줬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