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신진환 기자]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30일 이재명 대통령이 제주 4·3 사건과 관련해 국가 폭력 범죄에 대해 나치 전범처럼 영구적으로 형사 책임을 묻겠다고 밝힌 데 대해 "역사를 정치화하면 비극이 되풀이될 뿐"이라고 우려했다.
윤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제주 4·3 사건은 대한민국이 반드시 기억하고 성찰해야 할 비극적 역사"라면서도 이같이 적었다.
그는 "무고한 제주도민 수만 명이 희생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며, 그 아픔에 국가가 함께해야 한다는 것은 여야를 떠나 우리 모두가 공감하는 일"이라면서도 "그러나 이 대통령의 어제 발언은 매우 깊은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전날 제주 4·3 희생자 유족들을 만나 국가 폭력 범죄에 대한 공소시효와 소멸시효 배제를 약속했다. 이에 대해 윤 의원은 "희생자 명예 회복의 수준을 넘어, 78년 전 역사적 사건을 '영구 단죄'의 틀로 가두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김대중 대통령은 1998년 11월 23일 미국 CNN과의 인터뷰에서 '원래 시작은 공산주의자들이 폭동을 일으킨 것이지만, 많은 무고한 사람들이 공산주의자로 몰려서 억울하게 죽임을 당했다'라고 말한 바 있다"라며 "제주 4·3 특별법을 직접 제정한 김대중 대통령조차, 이 사건의 시작이 남로당 주도의 무장봉기였음을 분명히 인정했던 것"이라고 했다.
윤 의원은 "실제로 정부 공식 진상조사보고서 역시 제주 4·3 사건을 '1948년 4월 3일 남로당 제주도당 무장대가 무장 봉기한 이래 무장대와 토벌대 간의 무력 충돌과 토벌대의 진압 과정에서 수많은 주민들이 희생된 사건'으로 정의하고 있다"라고 했다.
윤 의원은 "당시 350명의 무장대가 새벽 2시에 경찰지서 12곳을 기습한 것이 그 시작이었다"라며 "제주 4·3사건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위원회 공식 통계에 따르면 남로당 무장대에 의한 무고한 희생자는 1764명으로 집계됐다"라고 했다.
윤 의원은 국가 폭력에 대한 사과와 명예 회복은 당연하게 이뤄져야 한다면서도 "문제는 이 복잡한 역사를 '국가폭력' ' 나치 전범'이라는 단 하나의 언어로 압축해 단죄하는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사건의 발단부터 진압까지 6년에 걸친 복잡한 역사적 맥락을, 선거를 두 달 앞둔 시점에 이처럼 극단적인 언어로 재단하는 것이 과연 제주도민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함인지, 아니면 다른 목적이 있는 것인지 국민들은 의아하게 생각하고 있다"라고 했다.
윤 의원은 "역사는 치유의 언어로 다뤄져야 한다"라면서 "분열과 단죄의 언어가 아니라 통합과 화해의 언어로 그래서 제주의 아픔이 진정으로 위로받으려면, 그것이 정치의 도구가 돼선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