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국회=이태훈·서다빈 기자] 6·3 지방선거가 100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선거 승리를 노리는 여야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다. 이번 지선은 매번 전국 선거를 관통하는 주제인 '심판론' 외에도 '행정통합'과 '부동산 문제' 등이 격전지 표심을 좌우할 것으로 보여 여야 모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날은 6·3 지방선거가 꼬박 100일 앞으로 다가온 날이다. 향후 지방 행정통합 결과에 따라 변동이 있을 수 있으나, 전국 17개 시도 단체장을 비롯해 교육감과 시·군·구청장, 지방의회까지 풀뿌리 지방권력을 동시에 선출하는 선거전의 막이 오르는 것이다. 현역 의원들의 광역단체장 출마로 많게는 10여 곳 지역구에서 진행될 것으로 전망되는 '미니 총선급'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도 같은 날 치러진다.
지선이 점차 임박하면서 정치권의 움직임도 바빠지고 있다. 특히 지선 승리를 통해 이재명 정부 국정 운영 기조를 전국으로 확장하고자 하는 더불어민주당과 12·3 계엄 사태 이후 치러진 지난 대선 참패를 설욕하고 재기에 나서야 하는 국민의힘의 입장이 충돌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여야는 서로에 대한 '심판론'을 앞세워 유권자 표심을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정부·여당에 '독재' 프레임을, 민주당은 국민의힘에 '내란 동조' 프레임을 씌워 공세를 편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조승래 민주당 사무총장은 지난 2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다가오는 지방선거를 "무능하기 짝이 없는 윤석열 키즈를 퇴출하는 선거"라고 규정했다.
다만 이번 지선은 격전지 표심을 좌우할 이슈들이 많아 선거를 준비하는 여야의 셈법은 복잡해지고 있다. 대표적인 변수가 행정통합이다. 실제로 서울·부산과 더불어 이번 지선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충청권은 행정통합 논의의 중심에 서 있다. 앞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지난 12일 전체회의를 열고 대전·충남, 광주·전남, 대구·경북 지역의 행정통합을 위한 3개 특별법을 의결했다. 광주·전남과 대구·경북 행정통합법은 여야 합의 처리했으나, 대전·충남 통합 특별법은 국민의힘이 반대하면서 민주당이 강행 처리했다.
민주당은 이달까지 3개 특별법을 본회의에서 처리한다는 방침이나, 국민의힘은 합의 없는 특별법 처리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국민의힘 대전시당과 충남도당은 '강제 합병 중단 촉구 규탄 대회'까지 오는 24일 국회에서 열기로 했다. 대전·충남에서 치러지는 지선이 사실상 특별법에 대한 '찬반 투표' 성격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은 여기에 기인한다. 당과 정부의 국정과제인 '5극 3특(5개 초광역권·3개 특별자치도)'에서 유일하게 배제된 충북 민심의 향배도 가늠하기 어렵다.
수도권 승부는 '부동산'이 가를 거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특히 부동산 문제에 예민한 서울 선거는 더욱 그렇다. 이를 알고 있다는 듯, 국민의힘 소속 오세훈 현 서울시장과 민주당 서울시장 출마 예정자들은 연일 부동산 문제를 거론하며 서로를 향한 맹공에 나서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부동산 정책 공방에 불을 붙이고 있는 것도 지선 결과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거란 관측이다. 앞서 이 대통령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폐지를 선언하며 선거를 앞두고 부동산 정책에 깊숙이 관여하는 모습을 보였다. 통상 정부 출범 초기에 치러지는 전국 선거에선 여당이 좋은 성과를 내는 경우가 많았다. 허니문 선거 성격이 짙은 이번 지선에서 여당이 패한다면 정부 국정 동력에도 차질을 줄 수 있어, 정부·여당도 총력을 쏟을 수밖에 없다.
현재 판세는 여당이 다소 우세해 보이낟. 한국갤럽이 지난 6일 공개한 여론조사(지난 3∼5일 진행,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 대상, 무작위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p), 응답률 12.2%)에 따르면 지방선거에서 '여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은 44%로, '야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32%)보다 오차범위 밖에서 높았다. 한국갤럽의 작년 10월 조사와 비교하면 두 의견 간 격차는 3%p에서 12%p로 확대됐다.
한 정치권 인사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통상 큰 선거를 앞두고 여론의 반향이 큰 부동산 문제를 건드리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라며 "이 대통령의 부동산 강경책이 선거에 미칠 영향을 예단하기 어렵다"고 했다. 행정통합에 대해서도 "시·도민들이 지선을 통해 판단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