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를 앞두고 '2030 보수화'가 핵심 관전포인트로 떠올랐다. "반민주당 정서일뿐 보수화가 아니다"와 "보수화 흐름이 확실히 나타났다"는 분석이 엇갈리는 가운데,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는 정치 밈과 숏폼 콘텐츠는 청년층의 정치 참여를 이끄는 '뉴노멀'로 자리 잡고 있다. 2030세대의 보수화의 실체는 무엇이고 분노를 참여의 원동력으로 만드는 기제는 무엇일까. 그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고, 정치권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총 3편에 걸쳐 짚어봤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이하린 기자]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상대를 알아야 승부에서 이길 수 있다. 특히 세대의 마음을 읽는 일은 당사자의 언어와 경험을 빼놓고는 불가능하다. '2030 보수화'가 현실화했다는 진단이 나오는 가운데, 청년 정치인은 이 흐름을 어떻게 해석하고 있을까. 또 무기력과 정치 혐오로 표출되는 청년층의 감정을 어떻게 '건강한 참여 에너지'로 전환하는 묘수는 무엇일까. 청년층의 불만을 어떻게 '참여'로 전환할지가 과제로 떠오른 지금, 특히 같은 세대를 공유하는 청년 정치인들의 역할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최근 정치권은 청년층을 향한 메시지 전달 방식부터 바꾸고 있다. 95년생인 손솔 진보당 의원은 "○○일 안에 ○○명을 모으겠다"는 유명 밈 포맷을 활용해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손솔 작전회의' 참여를 독려했다. 빠른 장면 전환과 중독성 있는 '훅(Hook)'은 청년들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홍보 효과 덕분에 '작전회의'는 주말에 열렸음에도 노동·인권·여성 분야 활동가는 물론 청년·대학생 등 100여 명 참석하며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비슷한 형식의 밈을 차용해 지방선거 경선 홍보에 나서 24일 기준 232만 조회수를 기록한 바 있다.
<더팩트>는 22대 국회 최연소 의원인 손 의원을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만나 '2030 보수화' 논쟁과 청년들의 정치 참여 확대 방안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일각에선 2030세대가 6070만큼 보수화됐단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청년 정치인으로서 어떻게 진단하고 있나.
젊은 세대들이 기성세대에 까칠한 게 맞다고 본다. '까칠'한 게 사회 변화의 원동력 중 하나라고 보기 때문이다. 내가 기득권과 다른 이야기를 할 수 있어야 된다. 오히려 청년들의 이 까칠함을 규정하고 재단하려고 하는 조급한 마음이 사회에 있는게 아닐까 싶다. 오히려 청년들에게 정보도 많이 주고 권한도 생기면 대화할 수 있는 공간이 생기니까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는 방법도 있다. 그렇게 재단해버리면 그 기저에 이미 우려가 깔려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청년들의 까칠함을 설명해 줄 정치적 표현이 아직 부족한 것 같아서 그걸 어떻게 만들까 고민이다.
-청년세대가 SNS 영향을 받아 보수화됐다는 주장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청년 세대는 SNS와 인터넷에 영향을 많이 받는 세대다 보니 그런 진단을 할 수 있고 현상 중 하나일 수 있다. 그런데 특히 정치하는 사람으로서는 어떤 세대를 규정해서 말하는 건 위험하고, 오히려 이야기를 하지 못하는 분위기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정치인으로서 그렇게 이야기하는 것은 좀 부적절하다고 보는 편이다. 개별 사람들의 현상에 대한 생각이나 분석은 다 존중한다.
-작전회의 인원 모집을 위한 쇼츠 영상을 인상 깊게 봤는데, 유행하는 '밈'을 활용한 쇼츠 포맷을 선택해 홍보하게 된 배경은.
제가 30대 초반이다보니 또래 친구들을 보면 인플루언서나 창업을 하는 사람들은 다들 그런 방식으로 한다. 비슷한 나이 또래에 정치하는 사람으로서 당연히 그 방식으로 이야기를 할 수 있고, "재미있겠다" 싶어 시작을 했다. 1조 창업가까지는 모르겠지만(웃음) 차별금지법을 발의하고 국회에서 논의하게 하려면 '작전'을 짜는 사람이 필요하겠다 싶어 모을 계획이었고, 국회에서 이야기하는 게 나름 신선하니까 제가 해보겠다고 했다.
-콘텐츠 기획할 때 가장 고민하던 지점은 무엇이었나. 또 기대 효과는.
많이 알려지고, (현장에) 많이 왔으면 좋겠다는 절박함으로 시작했다. "어떻게하면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질 수 있나"가 핵심이었다. 유행하는 밈의 형식에 충실하게 (맞춰서) 해보자고 했다. 변형을 줄 수도 있기는 한데 (2030 세대에게) "우리 문법으로 정치 이야기를 하려고 하네"라고 하면 효과가 더 있다고 생각했다. 숏폼 영상은 길지 않고 촬영도 되게 짧게 틈 날 때 할 수 있어서 더 많이 시도하고 싶은데, 보시다시피 계속 브리핑을 왔다갔다해야해서 (시간이 나지 않아) 아쉬울 뿐이다. 인스타는 노래나 밈을 써야 (소비자) 도달률이 높아지다보니 더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아쉬울 뿐이다.
-메시지 영향력이 커진다는 장점이 있지만, 동시에 가볍게 소비되거나 갈등이 과열된다는 위험도 공존하는데. SNS를 활용한 정치의 부작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정치인들이 어느 정도 책임성 있게 활동하는 사람들이 소통하는 방식에 있어서 그냥 더 가벼워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정치 자체가 법률 이야기고 복잡하기 때문이다. 자극적인 것만 추구하게 되면 어차피 나중에 선거로 정치인에 대한 평가가 돌아온다. 그래서 이것을 부작용이라고 칭하는 게 맞는지 잘 모르겠다. 장점과 단점이 있는 부분이다 보니 (다른 부분과 비슷하게) 의정 활동에서 잘 하지 못하면 고스란히 성과로 받게 될 것.
-또 하고 싶은 '밈'이 있다면.
'매끈매끈하다, 매끈매끈한' 밈(프랑스 국적의 댄서 '카니'가 본인의 유튜브에 올린 한국어 공부 영상에서 '매끈매끈하다' '평평하다' 같은 형용사를 리듬에 맞춰 활용하는 장면에서 비롯됨)을 국회의장님 앞에서 하고 싶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앞서서 같은 포맷으로 했는데 혹시 봤나.
네. 저희가 다음날 찍자고 했는데 하루 먼저 올라갔나, 그랬던 것 같다.
-지방선거에서 2030세대가 특히 민감하게 반응하는 의제는 뭐라 생각하나.
큰 이슈들이 많지만 모든 것을 관통하는 것은 '일자리' 문제라고 생각한다. 일자리 자체가 없는 문제도 있고, 또 더 없어질 것이라는 두려움도 있다. 그 다음에 지역 균형 발전으로 일자리 문제를 해소해 나갈 수 있지 않을까하는 것이 청년들에게 가장 주된 관심사가 아닐까 싶다. 우리 당에서도 울산시장 선거에 나가는 분이 계신데 제조업을 어떻게 다시 살릴 수 있을지, 그를 통해 지역 일자리를 어떻게 만들어갈 수 있을지에 대해 공약을 만들고 있다. 부산·울산·경남 일자리를 다 같이 해결하자, 일자리 동맹을 하자는 식의 논의가 오가고 있다. 일자리 자체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가 (청년층의) 가장 큰 관심사라고 생각한다.
-2030세대의 정치 참여를 늘리기 위해 구상 중인 계획이 있나.
요즘은 '쉬었음' 청년을 만나려고 하고 있다. 심각한 문제인데 단순히 '준비중' 청년으로 용어를 바꾼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니다. 2월 말부터 시간을 정해서 한 5회 정도, 가능한 한 많이 이야기를 들어보려고 한다. 스스로가 '쉬었음' 청년인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왜냐하면 알바를 하면서 걸리지 않는 경우도 있다. 쉬지 않고 있는데 그냥 쉬었음 청년이 되는 경우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기준도 확인을 해서 (청년들에게) 알려줘야 한다.
-마지막으로 2030세대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다면.
정치야말로 '저평가 우량주'인 것 같다. 많은 분들이 주식을 영업할 때 이렇게 영엽하듯이 정치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주식에 투자하는 것처럼 정치적 관심을 갖고 내가 관심있다는 것을 알리는 것을 통해 돌려받을 수 있는 효능감이 분명하다. 예컨대 국내에서 또래 사람들이 모임을 하는 것만으로도 구청에서 지원을 받을 수도 있는 거고, 집 앞 작은 도서관에서 원하는 책을 요구할 수도 있는 거다. 정치는 처음에 시작이 어렵지만 경험들이 쌓이면 되게 잘 활용하게 된다. 정치를 도구처럼 활용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