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이어 日 향하는 李…민감 정세 속 '실용외교' 다시 시험대


1박 2일 일정 셔틀외교…중일 갈등 속 양국 연쇄 방문
中서 발언·행보 두고 '日 겨냥' 해석도…李 대통령·靑은 선그어

이재명 대통령은 연초 중국 국빈 방문에 이어 13일 일본 출장길에 오른다. 이 대통령이 2025년 11월 23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G20 정상회의장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있다. /청와대

[더팩트ㅣ이헌일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연초 중국 국빈 방문에 이어 13일 일본 출장길에 오른다. 중일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양국과의 관계 설정이라는 난해한 숙제를 받은 이 대통령이 다시 실용외교 시험대에 오르는 형국이다.

청와대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일본 나라로 향해 1박 2일 간 출장 일정을 소화한다. 일본 도착 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단독회담, 확대회담, 공동언론발표, 일대일 환담, 만찬까지 정상외교 일정을 진행한다. 이어 14일 오전에도 현지 문화 유적 호류지를 함께 시찰하는 친교 일정을 가질 예정이다.

청와대는 셔틀외교를 통한 양국 정상 간 유대 및 신뢰 강화를 이번 순방의 기대성과 중 첫손에 꼽았다. 다카이치 총리 취임 뒤 3개월이 지나지 않은 시점에 지난해 경주 APEC 정상회의, 남아프리카공화국 G20 정상회의에 이어 세 번째 만남을 갖는다는 데 의미를 부여한 것이다. 아울러 양국 정상이 상호방문을 조기에 실현해 상대국을 수시로 오가는 셔틀외교를 이어간다는 측면도 부각했다.

다만 이 대통령은 중일 갈등이 심화되는 시점에 중국에 이어 곧바로 일본을 방문하게 되면서 양국과의 관계 설정을 두고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양안 문제부터 중국과의 관계 회복, 한미일 협력 관계 등이 복잡하고 첨예하게 얽혀 있기 때문이다.

최근 중일 갈등은 이 대통령의 중국 순방 기간 중국이 대일 수출 제재를 발표하면서 표면화됐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해 11월 중의원(하원)에서 "대만 유사시는 일본이 집단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는 존립위기 사태에 해당할 수 있다"고 양안 문제 개입 가능성을 언급했다. 중국 정부는 약 두 달 뒤인 지난 6일 민간·군사 이중용도 품목의 일본 수출을 금지하고, 이중용도 품목을 일본에 제공하는 모든 국가·지역의 조직·개인에 대해서도 책임을 추궁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국빈 공식환영식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이동하고 있다. /청와대

이같이 민감한 국면에서 방중 기간 이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발언, 행보 등을 두고 일본과의 관계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이 대통령은 한중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지난 수천 년간 한중 양국은 이웃 국가로서 우호적인 관계를 맺어왔고, 국권이 피탈됐던 시기에는 국권 회복을 위해 서로 손을 잡고 함께 싸웠던 관계"며 일본제국주의 시절 역사를 언급했다. 또한 이 대통령은 베이징에서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진 뒤 상하이로 이동해 독립운동의 본거지인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를 찾았다.

이에 중국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논평에서 이 대통령의 상하이 방문을 '역사 문제가 아직 종결되지 않았다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시 주석 발언의 함의에도 주목이 쏠렸다. 시 주석은 회담에서 "중한 양국은 지역 평화를 유지하고 글로벌 발전을 촉진하는 데 있어 중요한 책임을 지고 응당히 역사의 올바른 편에 서 있어야 한다. 정확하고 올바른 전략적인 선택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미국 또는 일본을 겨냥한 발언이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됐다. 다만 이 대통령은 중국 현지 기자간담회에서 "'공자 말씀'으로 들었다. 정상회담의 대화라는 게 각자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거다.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 주면 좋다"고 선을 그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도 지난 9일 브리핑에서 "연초 중국, 일본 방문이 이어지지만 서로 연결돼 있는 건 아니다"며 "일정을 주선하는 과정에서 이어지게 된 것일 뿐 연계해 추진한 건 아니다"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중일 갈등이 한일 정상회담에서 논의될지에 대해서는 "대체로 한일 간, 한중 간 정상회담을 하게 되면 지역이나 주변 정세에 대해 얘기하는 것이 흔하다"며 "한일 간에도 그럴 개연성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이어 "최근 정세 변화 등을 설명할 수 있다"며 "한중 간에도 비슷한 정세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고 말했다.

hone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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