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무는 의혹에 중도 하차한 김병기…지선 앞둔 與 차기 권력지형 요동


보좌진 사적 동원 및 일가족 비위 의혹
취임 200일만에 사퇴…차기 원대 관심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사퇴 의사를 밝힌 뒤 이동하고 있다./국회=남용희 기자

[더팩트ㅣ국회=김시형 기자]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30일 보좌진 사적 동원 및 일가족 비위 의혹에 대한 책임을 지고 취임 6개월 만에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이에 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가 당분간 원내대표 직무를 대행하게 된 가운데, 조기 실시될 차기 원내대표 선거와 이에 따른 당내 권력 지형 변화에도 관심이 쏠린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들의 상식과 눈높이에 한참 미치지 못한 처신이 있었고, 그 책임은 전적으로 제 부족함에 있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그는 "연일 계속되는 의혹 제기의 한복판에 서 있는 한, 당과 이재명 정부에게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며 "이번 결정은 책임을 내려놓겠다는 뜻이 아니고, 시시비비를 가린 후 더 큰 책임을 감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른바 '쿠팡 오찬' 논란을 시작으로, 대한항공으로부터 고가의 호텔 숙박권을 수수했다는 의혹, 베트남 출국 과정에서 특혜성 의전을 받았다는 의혹 등에 휩싸였다.

논란은 가족 문제로까지 확산됐다. 지역구 병원에서 가족이 진료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을 비롯해 장남의 국가정보원 채용 개입 의혹과 보좌진 업무 동원 논란, 차남의 숭실대 편입 개입 의혹과 빗썸 취업 청탁 의혹 등이 추가로 제기됐다.

여기에 배우자의 구의회 업무추진비 사적 유용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파장은 더욱 커졌다. 전날에는 지난 지방선거 당시 서울시당 공천관리위원이었던 강선우 의원이 시의원 출마를 준비하던 김경 후보 측으로부터 1억 원을 수수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김 원내대표와 대화하는 녹취록이 공개돼 파장이 일었다.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남용희 기자

현재 김 원내대표와 가족을 둘러싼 갑질·비위 의혹은 경찰 수사 단계로 넘어간 상태다. 이에 일각에서는 김 원내대표의 탈당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수사가 가속화될수록 당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김 원내대표의 사퇴로 당분간은 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가 원내대표 직무를 대행한다. 민주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원내대표가 궐위될 경우 1개월 이내에 의원총회에서 재선출해야 하며, 그 전까지는 원내수석부대표가 직무를 맡는다.

이에 이르면 1월 중순께 치러질 차기 원내대표 선거를 둘러싼 당내 권력 재편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후보군으로는 3선의 조승래, 서영교, 박정, 백혜련, 한병도 의원 등이 거론된다. 새 원내대표는 보궐선거로 선출돼 잔여 임기 약 5개월 동안 원내를 이끌며 지방선거를 지휘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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