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편에 이어
[더팩트ㅣ정리=신진환 기자]
◆한동훈 가족 실명 공개에 당 내홍…지도부는 '거리두기'
-'한동훈 당원게시판' 논란 때문에 국민의힘이 연일 시끄럽다며?
-응.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이 지난 9일 기자단 긴급 공지로 당원게시판 관련 의혹의 중간 조사 결과를 공개했어. 이 결과가 공개되면서 친한동훈·친윤석열계 의원을 비롯해 당 내분이 일어났지. 당원게시판 의혹은 지난해 9월부터 11월 사이 당 당원게시판에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쓰는 계정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을 비방하는 글이 대거 올라왔단 의혹이야.
-중간 조사 결과가 어땠길래?
-이 위원장은 첫 말에 이 위원장은 "전수조사 실시하거나 그 결과를 확보한 사실이 없다"고 의혹을 일축했어. 그러면서도 한 전 대표 가족의 실명을 공개하면서 사실상 특정하는 결과를 낳았어. 한 전 대표의 배우자, 장모, 장인, 자녀의 실명 등이 담긴 인적 사항을 그대로 언론에 공개했지.
-친한계 의원들은 즉각 반발했어. "정당법과 개인정보 보호법에 위반된다"(우재준 의원) "익명의 당원게시판을 가지고 표적으로 정치 보복을 하는 인식을 주는 것은 안 된다"(양향자 최고위원) 등이야.
-헌법학자인 이 위원장은 같은 날 자신의 블로그에 "공익적 목적의 수사, 재판, 행정 집행 과정에서는 개인정보라도 (보호가) 제한될 수 있다"며 한 전 대표의 가족과 동일한 이름을 가진 당원 게시판의 글 1000여개를 작성자 이름과 함께 공개했어.
-친한계가 아닌 의원들도 비판 의견을 냈다고?
-맞아. 김대식 의원은 10일 페이스북에 "당원 게시판 논란이 가족들의 실명까지 거론되는 상황으로 번지며 당 전체에 불필요한 소모전을 만들고 있다"며 "장동혁 대표 체제 성공을 위해서는 내부 갈등을 멈춰야 한다"고 했어. 침묵을 지키고 있던 장동혁 대표는 11일 페이스북에 "당무감사위는 독립된 기구다. 독립성을 존중한다"라고 했어.
◆국회 입성하는 '137만' 쇼츠 스타는 누구?
-인요한 국민의힘 의원이 의원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고?
-맞아. 인 의원은 1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원직 사퇴를 선언했어. '대한민국 1호 특별귀화자' 출신인 인 의원은 지난해 4월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당선됐어. 동료 의원들은 '갑작스럽다'는 반응을 보여. 한 초선 의원은 <더팩트>에 "의원 대부분 모르고 있었던 것 같다"며 "의정 활동을 하면서 회의감을 많이 느낀 것 같은데 참 아쉽다"고 전했어. 한 의원이 소통관 앞에서 기자회견 직전까지도 인 의원에게 '조금만 이야기를 더 하자'며 붙잡는 모습을 봤다는 이들도 있더라고.
-그가 밝힌 사퇴 이유는 뭐야?
-'진영논리에 빠진 현 정치 구도가 국민을 힘들게 하고 있다'며 자신부터 기득권을 내려놓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겠다는 입장이야. 12·3 비상계엄 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이를 둘러싼 여야 상황은 복잡하기 때문이야. 특히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계엄 사과와 윤석열 전 대통령 절연 여부를 두고 의견을 달리하면서 '계엄의 늪'에서 한 발짝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거든. 또 과거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보니 사과 없이 물러나는 점에 대한 비판도 나오고 있어.
-자연스럽게 인 의원의 비례의원직을 승계할 인물에게 관심이 쏠리겠네.
-응. 비례대표 다음 순번은 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 위원인 이소희 변호사가 승계하게 돼. 청소년기 의료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돼 휠체어를 사용하게 된 이 변호사는 이 같은 배경으로 청년·여성·장애인 목소리를 대변하는 인사로 주목받아 왔어. '인요한 혁신위'에서 혁신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어.
-이 변호사는 현재 개인 유튜브 활동도 활발하게 하고 있는데, '휠체어 타는 변호사가 대법원 가면 생기는 일' '휠체어 타고 KTX 타고 출장가는 날' '휠체어 타고 god 콘서트 가는 날' 등 주로 하반신 마비 장애인의 일상을 보여주는 영상을 올려. '하반신 마비 25년 차 내가 이룬 것들'이라는 제목의 쇼츠 영상은 137만회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했지. 장애가 있는 당사자로서 장애인 권리를 위해 어떤 의정활동을 보여줄지 궁금하다.
◆박주민에게 '정원오'란…출마 날 감춰놓은 견제심리?
-서울시장 출마가 유력시되던 박주민 민주당 의원이 최근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고?
-지난 11일이었어. 박 의원은 지난해 출범한 민주당 서울특별시당 산하의 '새로운 서울 준비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오세훈 서울시'에 대한 비판에 앞장섰어. 그 뒤로 민주당 내 차기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꾸준히 언급됐는데, 드디어 출마를 공식화한 거지. 박 의원 스스로도 꽤 오랜 시간 서울시장 출마를 생각하고 준비를 해왔다고 해.
-출마 현장 분위기는 어땠어?
-박 의원은 서울의 상징적 장소 중 한 곳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출마 회견을 진행했어. 당일 칼바람이 불면서 체감온도가 꽤 낮았는데, 적지 않은 시민이 현장을 찾아 박 의원을 응원했어. 이에 박 의원도 힘이 났는지, 힘껏 목청을 내며 호응을 유도하더라고. 자리가 자리이니만큼, 평소답지 않은 쇼맨십을 발휘한 거지.
-당내에서 가장 유력한 서울시장 경쟁자로 부상한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에 대해서는 말을 극도로 아꼈다고?
-맞아. 정 구청창과 박 의원은 최근 발표되는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로는 지지율 1~2위를 다투고 있어. 이런 상황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얼마 전 정 구청장을 SNS에서 공개 칭찬까지 했으니, 박 의원도 정 구청장이 꽤 신경이 쓰일 거야. 이날 박 의원은 기자들이 '명심(이 대통령 의중)이 정 구청장에게 있다고 보는지', '오세훈 서울시장의 정 구청장 칭찬을 어떻게 보는지', '정 구청장을 칭찬한 이 대통령과의 통화 내용' 등을 집요하게 물었지만 사실상 함구했어.
-정 구청장에 대해 말을 아낀 이유는 뭘까?
-아직 당내 서울시장 후보 경쟁이 본격화하지 않은 점이 작용한 것으로 보여. 아울러 출마 선언 당일인 만큼, 비전 제시에 집중하겠다는 의도도 읽혀. 그런데 정 구청장이 출마를 공식 선언한 이후엔 아주 살벌한 경쟁이 펼쳐질 수 있다는 게 내부 시각이야.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A 인사 측 관계자는 "박 의원도 사람인지라 이 대통령의 정 구청장 공개 칭찬이 부럽기도 하고, 서운하기도 할 것"이라며 "박 의원이 벼르고 있을 것"이라고 했어.
◆ 방담 참석 기자 = 이철영 부장, 신진환 기자, 이헌일 기자, 김정수 기자, 정소영 기자, 김수민 기자, 정채영 기자, 이태훈 기자, 김시형 기자, 서다빈 기자, 이하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