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결속·대여투쟁 반복…계엄 1년에도 외연 확장 저멀리


지지층 결집 우선 판단
'내란 프레임' 우려도
강경 노선 방침…의원들도 뜻 모아
다만 중도층 외면 심각

국민의힘은 12·3 비상계엄 1년을 앞두고 강경 대여 투쟁으로 지지층 결집에 몰두하고 있다. 사진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배정한 기자

[더팩트ㅣ국회=김수민 기자] 국민의힘은 12·3 비상계엄 1년을 앞두고 강경 대여 투쟁으로 지지층 결집에 몰두하고 있다. 장동혁 당대표가 12월 3일을 전후로 중도층으로의 외연 확장을 위한 메시지를 낼 수 있다는 전망도 있지만 이대로라면 입장을 급선회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이날 모든 일정과 메시지를 '대여 투쟁'에 집중하며 여론전을 이어갔다. 계엄 1주년을 고리로 예상되는 범여권의 공세에 앞서 미리 대응하는 차원에서 지지층 결집으로 방어막을 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은 강성 지지층의 결집이 우선돼야 지선에서도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장동혁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의 결집을 불러 모았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20일부터 21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4명을 대상으로 정당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국민의힘 지지율은 34.8%로, 전주대비 0.6%p 올랐다. 특히 보수층으로 그 범위를 좁혔을 때, 58.3%에서 67.8%로, 9.5%p 상승했다.

장 대표는 이를 의식한 듯 이날도 강한 대여투쟁 메시지를 이어갔다. 그는 이날 오후 서울 마포구케이터틀 컨벤션홀에서 열린 전국원외당협위원장 워크숍에서 "왜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저들은 더 무도하고 뻔뻔하게 대한민국을 나락으로 떨어트리는데 우리는 왜 뒤로 물러서고 움츠러들고 저들이 파놓은 프레임 속에서 허우적거려야 하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이 대여투쟁 수위를 또 한 번 올리는 배경에는 자칫 계엄을 사과했다가 '내란 정당' 프레임에 스스로 말려들 수 있다는 불안감도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장 대표는 "우리는 늘 경험해 왔다. 우리가 엎드리면 밟아서 땅에 짓누르는 게 민주당이다"라며 "이 싸움에서 이기는 길은 우리가 이 프레임을 깨고 민주당이 이 대한민국을 어떻게 무너뜨리고 있는지 국민에게 알리고 대한민국을 어떻게 지킬 것인지 보여주는 새로운 싸움을 해야 이 싸움에서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강성 지지층의 결집이 우선돼야 지선에서도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사진은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배정한 기자

또 "싸움이 끝날 때까지, 그 싸움에서 이길 때까지 서로 믿고 하나로 뭉쳐서 끝까지 싸웠으면 좋겠다. 우리가 작은 일을 갖고 우리끼리 논쟁을 벌이는 순간, 우리가 큰 것을 놓치는 순간, 우리는 결국 대한민국을 잃어버리게 될 것"이라며 내부 결속을 강조했다. 이는 계엄 1주년을 앞두고 당 대응 방안과 관련해 여러 의견들이 나오는 가운데 대여 투쟁에 당력을 집중할 때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 또 당 일각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절연이나 계엄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는 목소리에 선을 그은 것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국민의힘은 당분간 이같은 강경 대응 노선을 이어갈 방침이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검찰의 대장동 개발비리 재판 항소 포기와 관련해 나경원 의원이 대표발의한 '대장동 범죄수익 환수특별법'을 당론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당은 오는 27일 예정된 추경호 전 원내대표의 체포동의안 표결에 대해 '거부' 방침도 세웠다.

이날 열린 의원총회에선 계엄과 관련해 당 지도부의 메시지에 대한 논의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수진 원내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12월 악법들을 쏟아낼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에 제1야당으로서 국민들에게 소상히 알리고 강경 투쟁해야 하지 않냐고 의견이 모아졌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갈수록 짙어지는 중도층의 외면이다. 중도층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전주대비 3.8%p 하락한 31%로 집계됐다. 국회 본청과 대검찰청·법무부 앞, 대장동 현장 등 대장동 항소 포기와 관련한 연이은 장외 일정에도 불구하고 중도층의 마음을 끌어오지 못했다. 한 초선의원은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대장동 사태가 터져 우리 당에 호재가 생겨도 지지율이 왜 안 오르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라며 "장외 투쟁도 좋지만 당대표가 또 말실수할까 봐 겁난다"고 토로했다.

기사에 포함된 조사는 무선 자동응답 방식으로 이뤄졌다. 조사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로, 응답률은 3.7%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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