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청주=이태훈 기자] 조국 전 조국혁신당 비상대책위원장이 23일 혁신당 신임 당대표로 선출됐다. 지난 8월 광복절 특별사면을 통해 출소한 지 100여 일 만이다. 조국 신임 대표가 당대표 복귀에 이어 내년 지방선거나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면서 정치적 '쾌속질주'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조 대표는 이날 오후 충북 청주 오스코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98.6%의 압도적 찬성표를 받아 혁신당 3기 지도부를 이끌 당대표로 선출됐다. 이번 전대 당대표 선거에 조 대표가 단독 출마하면서, 경선이 아닌 찬반투표로 선출이 이뤄졌다.
조 대표의 당대표 복귀는 그가 광복절 특사로 출소한 지 불과 101일 만이다. 조 대표는 지난해 12월 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등 혐의로 징역 2년 형을 확정받고 형을 살면서 대표직을 내려놨다. 이후 수석최고위원이던 김선민 혁신당 의원이 당대표 권한대행을 맡았지만, 그 기간 당은 '당내 성비위' 논란에 휩싸이며 크게 휘청였다. 조 대표는 수습을 위해 지난 9월 비상대책위원장직을 맡았고, 이날 전대를 통해 대표직에 복귀하기에 이르렀다.
조 대표가 내년 6월 3일 치러지는 지방선거나 재보궐선거에 출마해 정치적 쾌속질주를 이어갈 지도 관심이다. 조 대표는 특사와 동시에 복권도 받으면서 그의 공직 출마를 막을 족쇄는 없다. 정치권에선 조 대표가 지방선거에 출마할 경우 서울·부산시장에, 재보궐선거에 나설 경우 이재명 대통령의 지역구였던 인천 계양을 등 지역구에 출마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모두 정치적으로 상징성이 큰 곳이어서, 당선만 된다면 차기 대권 주자로서 체급을 조 대표가 더 키울 수 있을 거란 전망이 나온다.
조 대표는 "지선 전략과 후보를 다 짠 뒤 가장 마지막에 결정할 것"이라며 신중 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사실상 출마는 확정적이며 '어디에 출마할지' 결정만 남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한 정치권 인사는 <더팩트>에 "대권 주자로서의 존재감을 부각하기 위해 선출직 선거는 좋은 기회"라며 "조 대표가 내년 지선에 출마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항상 이슈의 중심에 있을 수 있는 국회의원(재보궐선거 출마)이 유력해 보인다"고 바라봤다.
다만 조 대표가 당선되기 위해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와의 단일화는 필수적이다. 민주당과 혁신당 지지층 결이 비슷한 탓에 국민의힘 후보와의 '3자 대결' 구도가 펼쳐질 경우, 표가 나뉘어져 국민의힘 후보가 반사이익을 볼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이 지난 8월 "내년 지선 전 합당하는 것이 좋다"는 취지로 말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그러나 조 대표는 민주당과의 연대는 필요하지만, 합당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 중이다.
'자강'과 '지선 성과' 외에도 마무리되지 않은 당내 성비위 문제 수습과 교섭단체 완화 등 현안 해결도 조 대표가 직면한 과제로 꼽힌다. 조 대표는 이날 선출 직후 가진 수락 연설에서 민주당이 대선을 앞두고 혁신당, 진보당, 사회민주당, 기본소득당 등과 논의한 '결선투표제 도입', '의원 선거 시 비례성 확대 강화', '원내교섭단체 기준 완화' 등의 약속을 지키라고 요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