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김정수·정소영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일 연속으로 내치 행보를 소화했다. 공안·사법 기관을 방문한 데 이어 지방 발전 성과를 상징하는 장소를 잇달아 찾은 것이다. 이에 연말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와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 완수, 내년 9차 당대회를 고려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북한 대외매체 조선중앙통신과 주민들이 보는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이 전날 회양군민발전소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지방발전정책이 강력히 추진되고 있는 때에 강원도가 자력 부흥의 저력을 착실하게 키워가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북한 관영매체도 소(少)수력발전소인 회양군민발전소에 대해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 기간에 도가 예견했던 또 하나의 동력 기지 건설이 결속됐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이 국가경제발전 5개년 시한이 다가온 상황에서 성과를 선전하기 위해 관련 행보를 가진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2021년 초 8차 노동당 대회에서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을 수립한 바 있다. 이후 2022년 말 당 중앙위 전원회의에서 '전력'을 12개 '중요 고지'로 규정하고 목표 달성을 독려했다.
김 위원장은 하루 전에도 이와 비슷한 행보를 보였다. 지난 20일 북한 관영매체는 김 위원장이 전날 평양시 외곽에 위치한 강동군병원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연설에서 "지방발전정책 실행의 두 번째 준공 계절을 알리는 시각"이라고 밝혔다.
의료 시설 건설은 김 위원장이 지난해 1월 최고인민회의에서 제시한 '지방발전 20×10 정책'의 후속 조치다. 당시 김 위원장은 향후 10년간 20개 시군에 매년 현대적 건설을 지으라고 지시했고, 이후 정책 범위가 보건시설까지 확대됐다.
장윤정 통일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최근 김 위원장이 병원과 발전소 준공식 등에 참석하고 있다"며 "연말 당 전원회의 및 9차 당대회를 앞둔 상황에서 국가 경제발전 5개년 계획의 성과를 결속하는 차원이라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당 전원회의 등을 앞두고 내부 분위기를 다지는 정황은 '이례적 정보기관 공개 방문'에서도 엿보인다. 북한 관영매체는 지난 19일 김 위원장이 한국 국가정보원에 해당하는 국가보위성을 찾았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의 이같은 공개 방문은 지난 2012년 국가보위성 전신인 국가안전보위부를 찾은 이후 처음이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한국 경찰 격인 사회안전성과 사법기관인 최고재판소 및 최고검찰소까지 연속해 둘러봤다. 이후 하루 간격으로 강동군병원과 회양군민발전소를 찾은 만큼 내치에 집중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북한이 우리 정부의 남북 군사회담 제의에 전혀 반응하지 않는 점과 미국 측의 대화 제안, 대북 제재 등에 한동안 언급이 없는 점도 이같은 분석에 힘을 싣는다.
조성렬 경남대 군사학과 초빙교수는 통화에서 김 위원장의 최근 행보에 대해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마무리하고 내년 1~3월 열릴 9차 당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이라며 "성과를 발표해야 하기에 이를 과시하는 행보를 보인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통제와 성과라는 대비되는 행보를 보여주는 데 주목해야 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강동완 동아대 북한학과 교수는 "공안·사법기관을 한 번에 가며 북한 주민에 대한 통제를 천명했고, 동시에 이틀간 지방발전 향상에 대한 성과를 제시했다"며 "3일 동안 통제와 성과를 보여주는 대비되는 행보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은 오는 12월 중순 당 전원회의를 통해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에 대한 성과를 결산하고, 내년 초 9차 당대회를 열어 향후 5년간 대내외 정책 방침을 결정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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