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국회=신진환 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다이 빙 주한중국대사가 21일 상호 존중과 협력을 바탕으로 한중이 발전적 관계로 나아가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다만 중국의 서해에 불법 설치한 구조물과 한한령(限韓令) 등 양국 간 민감한 사안에 관한 공개 발언은 없었다.
장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다이 대사를 만나 "한국과 중국을 포함해 지금 세계 각국은 매우 불확실한 여러 환경에 직면해 있다"라면서 "중국을 포함해 한국과 외교 관계를 맺은 나라들은 대한민국이 경제적·정치적으로 발전해 상대 국가에 긍정적 에너지로 작용하는 것을 기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 대표는 "여러 어려운 조건들이 결국은 있겠지만, 그래도 한중 관계의 기본은 중국과의 관계를 통해 한국이 정치적·경제적으로 성장해 그것이 중국에도 도움이 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이고, 가장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장 대표는 "한국이 경제적으로 성장하지 못한다면 장기적으로는 한국과 중국 모두에 이익이 되지 않는 것으로 생각한다"라며 "앞으로 중국과 관계를 통해 한국이 한 단계 성장해 나가면서 그것이 발전적인 관계로 나아갈 수 있도록 상호 존중하고 협력할 필요가 있다"라고 했다.
장 대표는 "양국은 떨어질 수 없는 이웃 국가"라면서 양국 관계가 더 발전적인 관계로 나아갈 수 있도록 대사의 가교 역할을 당부했다.
다이 대사는 우회적으로 뼈 있는 말을 꺼냈다. "지금 일부 국가들이 중한관계의 평화로운 발전을 희망하지 않고 일부 사람들은 중국의 평화발전에 대해 잘 적응하지 못하고 받아들이지 못한다"라고 언급했다.
패권 경쟁을 벌이는 트럼프 2기의 미국과 '대만 유사시 집단 자위권 발동' 가능성을 거론한 일본 등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은 양안 문제를 건드린 일본에 경제적 보복을 단행하며 강경한 태도를 보인다.
다이 대사는 "현재 국제 정세가 불안정하고 보호주의, 일방주의가 대두되고 있다"라며 "이런 정세 아래서 중한 양국은 더 폭넓은 광범한 공동 이익을 가지고 있다"라고 했다.
다이 대사는 "저희는 국민의힘을 포함한 한국 각계 인사들과 함께 노력함으로써 시진핑 주석과 이재명 대통령 간 공동 인식을 잘 이행하고 중한 전략협력동반자 관계가 더 좋은 방향으로 적극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추진해 나가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한중 수교 33주년을 거론한 뒤 "양국은 경제적으로 서로 긴밀하게 연결돼 있고 인적 왕래도 밀접하며 양국의 우호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 양측의 이익에 가장 부합한다"라고 강조했다.
장 대표는 중국의 서해 불법 구조물과 한한령 등에 관해 언급하지 않았다.
앞서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2일 한중 정상회담과 관련해 "한한령으로 인한 한국 게임과 콘텐츠의 중국 내 유통 문제, 무비자 입국 후 불법 체류로 남는 중국인 관리 문제 등 우리 경제와 사회에 직결된 대중 현안들이 하나도 제대로 해결이 되지 못했다"라며 "중국의 서해 불법 구조물 문제와 한한령 해제에 대해 논의가 있었다고는 하지만 원론적인 입장에 그쳤을 뿐 본질적인 해결은 없었다"라고 지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