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국회=이태훈 기자]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2024년 주요 20개국(G20)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이펙) 정상회의 참여 국가 일부를 '포퓰리즘적 좌파 정부'라고 폄훼한 데 대해 "한미 관세 협상 같은 중대한 사안을 맡겼다면 나라가 결딴 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런 사람이 한때 나라의 대통령이었다는 사실이 참담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한덕수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내란 수괴 윤석열의 발언은 충격적이었다. G20과 에이펙을 두고 '조금 사는 나라', '좌파 정상들', '원래 멤버도 아닌데' 같은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었다"며 "국제회의가 어떻게 열리는지도 모르고, 회원국과 초청국 구분도 못한 채 다른 나라를 비하하는 데만 몰두했다. '바이든 날리면'의 외교 대참사가 다시 떠오른다"고 비판했다.
이어 "기본적인 말 한마디도 관리 못하던 사람이 이제 와서 다른 나라의 정상들을 흘겨보며 폄훼하는 모습은 참으로 부끄럽다"며 "어떤 마음가짐과 사고 방식으로 정상외교에 임했을지 상상이 간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가 거론한 윤 전 대통령의 문제 발언은 지난 1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재판장 이진관)가 연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내란 우두머리 방조 혐의 재판에서 나왔다.
당시 윤 전 대통령은 조은석 특별검사팀 측이 비상계엄 선포 직후 한 전 총리에게 '내가 가야 하는 행사를 당분간 대신 가줘야겠다고 말한 사실이 있느냐'고 묻자 "계엄 직전에 남미 페루와 브라질에서 열린 다자회의를 갔는데 조금 사는 나라는 원조해달라는 둥 이런 얘기(가 있었다). 소위 포퓰리즘적인 좌파 정부 정상들을 대거 초청해놨다. 원래 멤버도 아닌데"라며 "제가 요 다음 해에는 힘드시더라도 (한덕수) 총리님보고 이런 데 가시라. 나는 중요한 외교에 집중하겠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에 그런 말을 했을 수 있다"고 답했다.
김 원내대표는 윤 전 대통령을 거듭 겨냥했다. 그는 "당신이 좋아한다는 전두환도 자기 살겠다고 부하에게 책임을 전가하며 당신처럼 비루하게 굴지 않았다"며 "국익과 국격을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그 입 다물고 핑계대지 말고 스스로 감옥으로 들어가 남은 생을 참회하며 살기 바란다"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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