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국회=이태훈 기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는 20일 판사 및 검사가 위법·부당한 목적으로 법을 왜곡 적용하거나 부당적용, 미적용하는 경우 처벌하도록 하는 일명 '법 왜곡죄'를 심사했다. 다만 더불어민주당 원내지도부가 '법 왜곡죄'와 관련해 상의가 충분히 이뤄진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어서, 실제 통과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법사위 법안1소위는 이날 국회에서 회의를 열고 일명 '법 왜곡죄'로 불리는 형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상정해 심사했다. 이 법은 법안1소위 위원장이자 법사위 여당 간사인 김용민 의원이 범여권 의원 24명과 함께 발의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도 발의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법 왜곡죄'는 판사, 검사가 위법·부당한 목적으로 법을 왜곡 적용하거나 부당적용, 미적용하는 경우에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하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발의자 일동은 "법관과 검사 중 사건의 진실과 정의를 외면하고 부정한 목적으로 사건 처리를 하거나, 기득권이 원하는 결과를 위해 불공정하게 재판을 진행하는 등 법치주의를 훼손시킨 사례들이 언론을 통해 보도된 적이 있다"며 "그러나 현행법상 이를 명확하게 처벌할 규정이 부재하고, 처벌할 수 있는 조항인 직무유기, 직권남용죄는 법원의 해석이 지나치게 제한적이기 때문에 실효성 있는 제재 수단이 될 수 없다"며 법 제안 이유를 밝힌 바 있다.
이날 법안1소위에서 논의된 '법 왜곡죄'는 향후 법안1소위에서 계속 심사될 예정이다. 다만 민주당 원내지도부가 강경 색채를 띠는 법안 통과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어, 실제 통과까지는 시간이 걸릴 거란 분석이 나온다.
김현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법 왜곡죄 관련해서 사전에 풍부하게 원내와 상의가 끝난 상황에서 진행되는 것은 아닌 것 같다"며 "법안이 발의돼 있으니 소위 차원에서 논의하는 단계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어 "당 차원에서 논의는 의원총회나 정책의총을 통해 논의하는 과정들이 있어야 하지 않나. 당론으로 할지 여부도 의총서 결정해 줘야 하는 것이라 그런 단계까진 안 갔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검찰 개혁 필요성에 대해 당에서도 당연히 동의가 돼서 검찰청법 폐지 이런 것들을 진행하고 있는 것 아닌가"라며 "다만 방법, 수위, 속도 이런 것들에 대해선 정무적 판단도 필요한 영역이다. 법 왜곡죄, 재판소원 등 사법개혁특별위원회에서 논의하는 내용들을 진행하는 것 그 기조는 바뀐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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