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국회=이하린 기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우클릭'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당내에서는 지지율 정체를 극복하기 위해 당명 변경을 비롯한 '재창당급 혁신' 요구가 본격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당 지도부 차원에서 당명 변경과 관련된 논의는 아직 진행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원내 핵심 관계자는 이날 <더팩트>와 만나 "(당명 변경에 대해) 논의된 바 없다"고 말했다.
다른 지도부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아직까지 지도부 내 당명 변경 논의는 전혀 없다"면서도 "당명 변경은 필요하다. 이를 계기로 당이 새롭게 태어난다는 의지를 가지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 지도부는 선을 그었지만 의원들 사이에선 이미 '당명을 바꾸자'는 요구가 나온 상황이다.
충북도당위원장을 맡고 있는 재선 엄태영 의원은 전날(18일) 국민의힘 의원 107명 전원이 있는 텔레그램 단체 대화방에서 "내년 구정 전 당명 변경과 함께 재창당 수준의 결당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올렸다. 과거와의 단절 없이 내년 지방선거 승리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취지다.
당장 실현이 어렵더라도 현역 의원이 당명 변경을 공식 제안한 것은 '군불 때기' 성격으로 읽힌다. 한 초선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당이 쇄신하고 바뀌었다는 신호를 국민에게 알리는 방법 중 하나가 당명 변경"이라는 점에서 그 취지에 공감한다면서도 "당명 변경이 효과를 제대로 내기 위해선 적절한 타이밍이 중요하다. 지금이 최적의 시점인지는 더 고민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단순한 '간판 교체'는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장 대표의 '우클릭' 기조가 계속되는 한, 당이 명칭을 바꾸더라도 중도 확장은 사실상 요원하기 때문이다.
김철현 정치평론가는 "새 옷을 입는 것보다 몸의 체질을 바꾸는 것이 먼저"라면서 "윤 전 대통령과의 결별이나 극우 세력과의 단절을 의미하는 당명 변경이라면 의미가 있지만, 체질 그대로에 옷만 바꾸면 오히려 '국민 기만'으로 비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