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헌일·김정수·정소영 기자]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6일 국정감사에서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의 김현지 제1부속실장 의혹 제기에 "그렇다고 해서 김건희 여사와의 관계와 채해병 사건과의 관계가 덮어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강 실장은 이날 오후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의 대통령비서실·국가안보실·대통령경호처 국정감사에서 주 의원에게 "국회의원 하시면서 국정감사 질문하는 자리에 있다고 함부로 말씀하실 입장인지 잘 모르겠다"며 이같이 언성을 높였다.

강 실장과 주 의원이 크게 충돌한 배경은 김 실장 관련 의혹이었다. 먼저 주 의원은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재판에서 위증을 교사해 구속까지 됐던 서 모 씨가 국정기획위원장실에 발탁돼서 근무한 사실이 보도됐다"고 말했다.

이어 "보석으로 석방되다 보니까 전자팔찌를 찬 채로 있어야 되고, 직책도 정해지지 않은 채 국정기획위원장실에 근무한다는 것이 매우 이례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전 부원장 사건에서도 김 실장의 컨트롤 타워 기능이 작동했다는 게 요지"라며 "김 전 부원장은 불법 대선 자금 6억 원을 받아 재판 중이고 이 대통령도 당시 대선 후보였기 때문에 실질적인 공범 관계"라고 주장했다.

또 김 전 부원장이 서 모 씨 등에게 '김ㅎㅈ와 상의하라'는 메시지를 보냈다며 "보도와 텔레그램 같은 내용이 전부 다 공개됐다. 'ㅎㅈ'이 누구라고 생각하느냐"고 주 의원은 강 실장에게 물었다.

이에 강 실장은 "이게 국정감사랑 무슨 상관인지 모르겠다"고 잘라 말했고, 주 의원은 "위법 행위가 있다면 그에 대해 인사 검증을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라고 맞받았다.

그러자 강 실장은 "대통령실 업무와 무관한 국정기획위원회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냐"라며 두 사람은 한동안 고성과 설전을 주고받았다.

이후 강 실장은 주 의원에게 "법률비서관 하셨던 분으로서 국정감사 내내 위원님 질의에 대해 다 검토해 봤다"며 "주로 김 실장과 이 대통령에 대한 이야기만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너무 지나치다. 국정감사와 관계없는 질문으로 국정감사의 전선을 바꾸고 있지 않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후 운영위 국정감사는 주 의원이 국정감사 중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 실장을 언급한 글로 인해 파행됐다. 주 의원은 '김현지가 김병기 원내대표보다 권력서열이 위라는 것이고, 그래서 더더욱 국감과 국민 앞에 모습을 드러내야 한다는 것'이라고 적었다.

이를 인지한 김 원내대표는 "진짜 이런 식으로 할 건가"라며 "위원장이 이런 대우를 받으면서까지 위원회를 해야 하나"라며 정회를 선포했다. 앞서 운영위는 이날 오전에도 '김현지 공방'을 벌이다 여야 간 '배치기' 몸싸움 끝에 파행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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