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李 시정연설 '불참'…규탄대회·성명 발표 '총공세'


'야당탄압 불법특검' '명비어천가 야당파괴' 손팻말 들고
검정 마스크에 검정 정장·넥타이 차림으로 '침묵시위'

이재명 대통령이 4일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기 위해 서울 여의도 국회에 도착, 피케팅 시위를 벌이고 있는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인사한 뒤 이동하고 있다. /국회=배정한 기자

[더팩트ㅣ국회=이하린 기자] 국민의힘은 4일 이재명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을 보이콧하기로 결정하고, 본관 의원총회장과 로텐더홀 계단에서 연이어 규탄대회를 열고 성명서를 낭독하는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항의 의사를 표시했다.

최수진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늘 저희는 본회의장에 들어가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다"며 "추경호 전 원내대표의 구속영장 청구를 강력히 규탄한다. 이건 야당 탄압"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이날 본회의 전 의원총회에서 이 대통령을 비판하는 규탄대회를 열었다. '야당탄압 불법특검' '명비어천가 야당파괴'라는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검은 양복과 검은 넥타이 차림을 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민주당식 정치 보복 국민은 분노한다" "이재명식 정치탄압 독재정권 규탄한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곧바로 국회 본청 로텐더홀 계단에서도 규탄대회를 개최했다. 이 대통령이 국회에 도착하자 검은 마스크를 착용한 채 침묵시위를 이어갔다. 이 대통령은 이들을 향해 미소를 짓고 가볍게 목례한 뒤 자리를 옮겼다.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26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대통령 시정연설에 참석하며 국민의힘 의원들의 피켓팅을 바라보고 있다. /국회=배정한 기자

이후 재개된 의원총회에서 최 원내수석대변인은 "12월 3일 밤 국민의힘 107명 어느 누구도 자유로운 의사나 양심에 따른 표결을 방해받은 사실이 없다"며 "계엄 해제와 표결 방해죄를 묻겠다면 이재명 대표가 본회의장에 들어올 때까지 표결을 미룬 우원식부터 수사해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의힘 의원 일동은 △조은석 특검의 야당 말살 규탄 △김문수 전 대통령 후보와 권영세 전 비대위원장에 대한 정치 보복성 선거법 수사 규탄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재판 절차 즉각 재개 등의 내용이 담긴 성명서를 발표했다.

앞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조은석 특검은 어제 구속영장 청구로 생명이 다했다고 생각한다"며 "계엄 당시 표결을 방해해서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라는 혐의로 영장이 청구됐었다. 내란을 동조하고 공모했단 것인데, 어제 특검 브리핑에서는 그것이 다 빠져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도대체 무엇을 공모하고 동조했단 거냐"며 "조 특검은 어제 영장청구로 그동안 수사가 얼마나 허망한 것인지 스스로 입증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터널을 다 빠져나왔다"며 "결국 이재명 정권이 이제 터널로 들어가야 할 시간이다. 이젠 전쟁이다. 우리가 나서서 이재명 정권을 끌어내리기 위해 모든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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