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국회=김수민 기자] 국민의힘이 이른바 당성(당에 대한 충성도)을 내세워 핵심 지지층을 결집하기 위한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정감사가 마무리되고 본격 내년 6·3 지방선거 국면으로 넘어가는 시점에 당 외연 확장에 앞서 지지층이 모이는 게 우선돼야 한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이 '당심 다지기'에 집중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장동혁 당대표는 전당대회 당시 내걸었던 '당원 중심'의 정당을 약속했다. 당무 전반과 당 의사결정 과정에 당원 의견을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장 대표는 지난 24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평생당원 초청 간담회'에서 20년 이상 당적을 유지한 당원들과 만나 "당원들의 진정한 목소리를 왜곡하거나 훼손하지 못하도록 확실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등 여러 가지 정비를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동시에 10·15 부동산 대책에 대한 공세도 놓치지 않았다. 직접 현장을 찾아 정부의 정책 철회와 관련자 사퇴를 촉구하며 '대안 정책 정당'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힘썼다.
당 부동산 정책 정상화 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장 대표는 이날 서울 노원구 상계5 재정비촉진구역에서 열린 현장 회의에서 "지금 수도권에서 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새로운 부지를 찾는 것 자체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재개발·재건축과 같은 정비사업을 촉진하고 빨리 진행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야말로 매우 현실적이고 효율적인 대안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일단 핵심 지지층 기반을 다진 후 정부의 부동산 실정을 부각해 여론전을 이어가면 지방선거에서 자연스럽게 '정권 심판론' 분위기가 자리잡힐 것이라는 기대감이 기저에 깔린 것으로 보인다. 굳이 지금 중도층을 향해 틀지 않더라도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 의혹과 사법개혁 속도전, 캄보디아 납치·감금 사태 등 악재를 띄우는 것만으로도 자연스럽게 중도층을 흡수할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도 있다.
지도부 한 관계자는 <더팩트>에 "중도층을 잡겠다고 당의 방향성을 트는 것보다 지금은 우리 지지층을 결집할 때"라고 말했다. 최수영 정치평론가는 이날 통화에서 "일단 지지층을 최대치로 결집해 놓고 국정감사가 끝나자마자 외연 확장에 나서겠다는 전략일 것"이라며 "당내 지지 기반이나 자신만의 지지층이 없는 장동혁 대표로서는 이참에 자기 세력화와 상징자본을 공고히 해놓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정부·여당의 실정에도 반사이익 없이 몇달째 요지부동인 당 지지율을 지적하기도 한다.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은 오히려 올랐지만 국민의힘 지지율은 변동이 없었다. 한국갤럽이 지난 21∼23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정당 지지도를 물은 결과, 민주당은 전주 대비 4%p 오른 43%, 국민의힘은 직전과 같이 25%로 집계됐다.
장 대표의 윤석열 전 대통령 면회 등으로 인해 여전히 벗어나지 못한 '내란 정당' 이미지를 스스로 탈피하고 정부·여당의 실책에 기대지 않은 채 자력으로 지지율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김상일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정부여당의 실점 포인트가 있는 건 사실이지만 어떤 사안이 발생하더라도 국민의힘이 계엄 등 그보다 훨씬 큰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목소리를 내는 상황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봤다.
기사에 포함된 조사는 무작위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은 12.3%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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