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정소영 기자]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24일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북미대화 재개의 결단을 내릴 것을 촉구했다.
정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미 양 정상이 이 기회를 놓치면 안 된다"며 "결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에서 올해 안에 김 위원장과 만나고 싶다고 이미 밝혔고, 김 위원장도 지난 9월 최고인민회의에서 비핵화에 대한 집착을 떨쳐 버리면 미국과 만날 용의가 있다고 했다"며 "(양측이) 회동에 대한 의지를 밝힌 것이라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물론 쉽지 않다. 시간과 장소 문제가 있다. 6년 전 2019년 6월 30일 북미 회동은 남측 자유의집에서 경호·의전상 비교적 용이했지만 올해는 상호주의 원칙상 같은 장소에서 하긴 어렵다"면서 "그러나 이런 기술적 문제보다 중요한 건 한반도 평화와 안정이라는 시대적 책무"라고 덧붙였다.
또 "트럼프가 당선된 지 1년, 임기 4년 중 3년이 남았지만 이번 기회를 놓치면 다시 한국을 찾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다음 기회에는 실무 준비와 논의가 더 필요해 훨씬 어렵다"고 내다봤다.
정 장관은 북미정상회담 불발 시 통일부 추후 역할에 대해선 "지난 정부가 저질렀던 남북관계 파괴행위를 되돌아보며 남북 간 신뢰를 어떻게 재건할 것인지 고민 중"이라며 "정부의 대북정책 대전제는 ‘한반도 평화공존’이다. 이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다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APEC을 계기로 국제사회가 한반도를 주목하는 만큼 북미정상회담이 성사된다면 평화공존의 시대와 동북아 안정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양 정상이 하늘이 준 기회를 놓치지 말길 간절히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위원장을 향해 "심사숙고하리라 본다"며 "9차 당대회를 앞둔 지금 두(미북) 정상이 만나 미래를 논의하는 것이 양측 모두에게 이로울 것이다. 김 위원장이 이번 기회를 놓치지 않기를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