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국회=이하린 기자] 생활 체육 열풍 속 그에 따른 안전사고도 잇따르고 있다. 특히 MZ세대는 운동을 통해 '스포츠 자아'를 형성하며 참여가 늘고 있으나, 축구·자전거·철인3종 등 종목에서 사고가 집중적으로 발생하면서 안전 관리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2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이 스포츠안전재단으로부터 받은 '생활체육 인명사고 현황자료'에 따르면, 2022년부터 올해 7월까지 생활체육 중 발생한 인명사고는 총 1만2508건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지급된 보험금은 같은 기간 기준 115억8947만원에 달했다.
종목별 사고 건수는 △축구 5252건 △테니스 803건 △자전거 323건 △철인3종 133건 등으로 나타났다. 축구의 경우 2022년 1062건부터 2024년 1133건까지, 매년 평균 1300여건이 꾸준히 발생했다. 인명사고 가운데 사망사고도 있었다. 2022년 2건, 2024년 3건으로 5명이 생활 체육을 하다 목숨을 잃었다.
사망 사고는 특히 자전거 종목에 집중됐다. 구체적으로는 △지방도로를 지나던 중 낙차로 인해 중상을 입어 긴급 후송됐으나 사망 △자전거 대회 중 쓰러져 심폐소생술을 받았지만 사망 △자전거 경기 중 가슴 통증을 호소하다 숨진 사례 등이 있다. 철인 3종 경기에서는 수영 중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겼으나 의식 불명 상태로 12일 후 사망에 이른 사건도 있다.
최근 MZ세대 사이에서는 운동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는, 이른바 '스포츠 자아'가 새로운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다. 운동을 단순한 취미나 건강 관리 차원을 넘어, 개인의 가치관과 정체성을 드러내는 소비 방식으로 자리 잡았다는 의미다. 이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운동 기록과 체형 변화, 참여 대회를 기록하며 그 정체성을 강화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생활체육 참여 확대는 긍정적이지만, 안전사고 증가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사전 준비 운동과 안전 장비 착용 등 사전 안전 관리와 응급 대응 체계 구축의 중요성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철인 3종 전문 피트니스 트레이너로 8년간 활동한 스포츠 업계 관계자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고강도 운동에서는 본인 수준에 맞지 않는 난이도로 무리하게 경기 운영을 하다 인명 사고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운동 과정에서 갑작스레 올 수 있는 심정지나 가슴 통증에 대비해 경기장 곳곳에 심폐소생 자격증을 가진 전문 인력을 배치하거나 안전 요원의 사전 안전 교육 시행 등 체계적인 응급 체계 구축이 필요하다"며 "참가자가 자신의 수준에 맞게 대회에 지원할 수 있도록 주최 차원에서 사전에 '커트라인'을 마련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조 의원은 "생활체육에 대한 관심 확대는 반가운 추세이지만, 참여 인구가 늘어나는 만큼 사고 위험에 대비한 현장 안전관리가 필수"라며 "건강한 생활체육을 위해 안전 장비 착용 의무화, 응급의료 대응체계, 현장점검 등 촘촘한 안전망 구축이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