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김정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전제 조건 없는 대화 의사를 갖고 있다고 백악관이 30일(현지시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의중은 이달 말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앞두고 드러난 만큼 북미 대화 재개에 따른 귀추가 주목된다.

뉴시스에 따르면 미 백악관 관계자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재임 시절 김 위원장과 세 차례 역사적인 정상회담을 개최해 한반도를 안정시켰다"며 "미국의 대북 정책은 변함이 없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이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은 어떠한 전제 조건도 없이 김 위원장과 대화하는 것에 여전히 열려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북한이 핵보유국 인정을 조건으로 미국과 마주할 의향이 있다고 밝힌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대화 재개의 문턱을 확 낮췄다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21일 최고인민회의 연설에서 "만약 미국이 허황한 비핵화 집념을 털어버리고 현실을 인정한 데 기초해 우리와의 진정한 평화공존을 바란다면 우리도 미국과 마주 서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또 "나는 아직도 개인적으로는 현 미국 대통령 트럼프에 대한 좋은 추억을 가지고 있다"고도 말했다. 김 위원장이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 이후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를 거론한 건 당시가 처음이었다.

김 위원장의 관련 메시지 직후 공교롭게도 한미일 외교장관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재확인하는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이후 미국은 여러 경로를 통해 북한의 비핵화를 언급, 북미 대화 재개가 당장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다만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조건 없는 대화 의사로 인해 북미 회담의 물꼬가 트이는 분위기다.

시기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 대화 재개 의지는 방한 약 한 달을 앞두고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31일부터 11월 1일까지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의 한국 방문을 계기로 돌발적인 북미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도 제기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2018년 6월 싱가포르,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양자 정상회담을 가졌다. 2019년 6월 문재인 당시 대통령과 남북미 3자 회동까지 포함하면 이들의 만남은 총 세 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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