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신진환 기자]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20일 청년세대 성별 갈등을 언급했던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볼 법한 '여적여(여자의 적은 여자)' 프레임을 대통령이 공식 석상에서 아무렇지 않게 말한다는 것 자체가 국격의 추락"이라면서 "커뮤니티 사이트 끊으시라"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 대통령이 청년 소통 행사에서 한 '여자가 여자를 미워하는 건 이해된다'라는 발언이 허탈감을 주고 있다. 이게 2025년 대한민국 대통령의 젠더 인식 수준"이라며 이같이 적었다.
이 대통령은 전날 서울 마포구의 한 소극장에서 열린 '청년 소통·공감 토크콘서트'에서 "여자가 여자를 미워하는 건 그럴 수 있다고 이해하는데 여자가 남자를, 남자가 여자를 미워한다는 상상하기 어려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현재 벌어지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사회적 구조의 불평등·불공정에 관해 남녀 청년세대 간 갈등을 짚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다.
이 대표는 "민주진보 계열 정당들이 젠더 문제에 있어서 매우 위선적인 건 머리와 입이 따로 놀기 때문"이라며 "머릿속에는 각인된 고루한 젠더 의식이 가득한데, 입으로는 특정 성별의 환심을 사려고 마음에 없는 이야기를 하다 보니 가끔 정신줄 놓았을 때 머리에 가득한 본심이 튀어나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더 나아가 머리나 입에서 통제가 안 되고 행동까지 다 다른 사람들이 대형 사고를 터뜨리는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청년들이 그 자리에서 대통령에게 원한 건 평생 집 한 채 못 사는 절망과 스펙 쌓아도 취업 못 하는 좌절에 대한 실질적 고찰이었지, 대통령실 어디 앉아서 다리 긁으면서 읽는 인터넷 담론이 아니었다"라면서 "한 손에는 유튜브 지라시를, 한 손에는 커뮤니티 담론을 붙들고 국가 운영을 하나?"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과거 대선 당시 '안녕하세요, 갤주(갤러리 주인) 이재명 인사드립니다'라며 온라인 커뮤니티에 직접 인증 사진을 올리고 커뮤니티 눈치를 보던 그때부터 알아봤어야 했다. 결국 커뮤니티 담론을 국정철학으로 삼을 거라는 걸"이라고도 적었다.
이 대표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유튜브의 노예가 돼 음모론에 빠졌던 것을 보며 우리는 더 나은 대통령을 원했는데 이번엔 커뮤니티 담론에 절여진 대통령을 맞이했다"라면서 "'갤주'가 아니라 '대한민국 대통령'이라는 걸 기억하시라"라고 꼬집었다.
끝으로 "우리는 유튜브 알고리즘의 노예도, 커뮤니티 허튼소리의 포로도 아닌, 최소한 건전한 상식에 따라 국가를 운영하는 정부를 원한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