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통령 "미국 요구 동의했다면 탄핵당했을 것"


美 타임지와 인터뷰…"트럼프, 매우 현실적인 인물"
"전통 방정식으론 돌아갈 수 없어" '안미경중' 노선 종결 강조

이재명 대통령 인터뷰가 수록된 미국 타임(TIME) 매거진 표지. /대통령실

[더팩트ㅣ이헌일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18일 공개된 외신과 인터뷰에서 한미 통상협상에서 미국 측 요구에 대해 "내가 동의했다면 탄핵당했을 것"이라고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미국 타임지(Time)와 인터뷰에서 당시 미국 측에서 3500억 달러 투자를 두고 현금 조성, 손실 부담 주체 등을 두고 엄중한 요구가 있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해 본인과 공통점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우리 둘 다 많은 것을 성취하고 싶어 하는 열망이 강하고, 사람들이 기억할 유산을 남기고 싶어 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또한 다른 사람들처럼 주류적인 삶을 살지 않았다는 점도 공통점"이라고 짚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사업가로서 성공적인 삶을 살아왔으며, 겉보기에는 예측불가능해 보일지 몰라도 매우 성과지향적이고 현실적인 인물"이라며 "본인이 패자로 비춰지는 결론을 내리고 싶어 하지 않기 때문에 비이성적인 선택을 하지 않을 것이며, 이런 점 때문에 당초 예상보다 우리가 더 잘 소통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한미 정상회담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 부지의 소유권을 요구한 데 대해서는 "농담이었던 것 같다"며 "미국은 이미 무상으로 미군 기지와 부지를 사용하고 있다. 미국이 토지를 소유한다면 재산세를 내야 한다. 재산세 면제는 절대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한미, 한중 관계에 대해서는 이른바 '안미경중' 노선은 끝났다고 진단했다. 지정학적인 환경의 급격한 변화를 언급하며 "안보는 미국에, 경제는 중국에 의존한다는 전통적 방정식으로는 돌아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경쟁하는 초강대국 사이에서 한국이 "가교" 역할을 할 것이라는 방향을 제시했다.

북한과의 관계를 두고는 "우리는 북핵 문제에 대해 종종 '모 아니면 도'의 선택으로만 여긴다"며 "그러나 저는 중간 지점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북한과 협상해서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중단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핵무기를 용인할지, 비핵화를 달성할지 두 가지 선택지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단기, 중기, 장기 목표를 구분해야 한다"며 "단기 목표로 우리는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중단시켜야 한다. 그리고 북한의 핵개발 중단 조치에 대해 일부 보상을 해줄 수 있을 것이며, 그 뒤 군축 및 완전한 비핵화를 추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시했다.

이번 인터뷰는 지난 3일 진행됐으며 이날 타임 매거진 홈페이지에 공개됐다. 매체는 이 기사를 통해 이 대통령의 한국을 재가동(reboot)하겠다는 계획을 소개하며 이 대통령의 성장과정,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에서 일화 등을 함께 전했다.

hone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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