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김정수 기자] 미국을 방문 중인 조현 외교부 장관은 9일(현지시간) 워싱턴D.C. 주재 한국 기업 대표들과 간담회를 개최했다. 조 장관은 이번 미국 이민 당국의 단속으로 불거진 한국인 구금 사태와 관련한 비자 문제를 포함, 기업의 애로사항과 건의사항을 들었다.
10일 외교부에 따르면 조 장관은 이번 간담회에서 정부가 미 조지아주에서 구금돼 있는 우리 국민들을 신속하고 안전하게 귀국시키고, 향후 이들이 미국에 재입국할 때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하기 위한 모든 노력을 최우선적으로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기업 측은 △한국인 전문인력 대상 별도 비자(E-4) 쿼터 신설 △대미 투자 기업 고용인 비자(E-2) 승인율 제고 등을 위해 노력해달라고 요청했다.
아울러 단기적으로 한국 직원이 미국 출장 시 주로 발급받는 단기 상용 비자(B-1)에 대한 미 정부의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재확인해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도록 한미 양국 정부가 적극 협의해달라고 건의했다.
특히 기업 측은 미 국무부뿐만 아니라 국토안보부 등 관계 부처가 향후 수립될 가이드라인을 동일하게 적용하는 것이 기업들의 불확실성을 줄이고, 보다 적극적인 대미 투자 활동을 수행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조 장관은 그간 정부가 △E-4 쿼터를 신설하는 '한국동반자법' 입법을 위한 미 정부 및 의회 대상 아웃리치(대외접촉) △우리 기업 비자 문제 개선 대미 협조 △미국 비자 신청 유의사항·설명회 개최 등을 적극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업인들이 제기한 내용을 미국 측에 전달했다고 하면서 향후 대미 투자 기업들의 활동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LG, 현대자동차, 포스코, 삼성전자, 한화큐셀, 한화디펜스, SK, 대한항공 등 8개 주요 기업 지상사 및 한국무역협회(KITA),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등 경제단체가 참석했다.
이어 조 장관은 간담회에서 주애틀랜타 총영사관 및 조지아주 폭스턴 구금센터 인근에 설치된 현지 외교부 현장대책반과 화상회의를 가졌다. 조 장관은 구금된 우리 국민들을 신속하게 귀국시키기 위한 준비 현황을 점검하고 이들이 안전하게 귀국할 때까지 만전을 기해달라고 지시했다.
아울러 조 장관은 국민 구금 문제와 관련해 정부 차원에서 미 국가안보회의(NSC), 국무부, 국토안보부 등을 대상으로 이뤄지고 있는 고위급 소통과 협의를 점검, 필요한 조치를 지시하고 메시지를 전달하는 등 다양한 쟁점들의 신속한 해결을 독려했다.
국민 귀환을 위한 대한항공 전세기는 이날 오전 10시 인천공항을 이륙해 미국 애틀랜타 공항으로 향했다. 구금된 한국인 근로자들은 현지시간으로 10일 오후 2시 30분(한국시간 11일 오전 3시 30분) 전세기를 타고 귀국할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과 국토안보수사국(HSI) 등은 지난 4일 조지아주 현대자동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이민 단속을 실시, 한국인 300여 명을 포함해 475명을 체포·구금했다. 까다로운 비자 발급 절차에 따라 비자 면제 프로그램의 일종인 ESTA와 상용·관광 비자인 B1, B2 비자로 우회한 관행이 이번 사태의 화근으로 지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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