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턱끝 겨눈 특검 수사에…'대여 투쟁력' 약화 불가피


'계엄해제 의결 방해' 의혹 추경호 압색
"'일하지 못하는 야당' 만들려 해" 반발
단일대오 주력했지만…"무너지는 건 시간 문제"

단일대오를 통한 대여 투쟁을 선포한 장동혁 신임 당 대표가 특검 대응이라는 시험대 앞에 섰다. 사진은 장 대표가 지난 28일 오후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공사 항공교육원에서 열린 2025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모습./남윤호 기자

[더팩트ㅣ국회=김수민 기자] 단일대오를 통한 대여 투쟁을 선포한 장동혁 신임 당 대표가 '특검 대응'이라는 시험대 앞에 섰다. 다만 대여 투쟁력을 높여 '야당다운 야당'으로 거듭나려던 그의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사건을 수사 중인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2일 국회 계엄 해제 의결 방해 의혹과 관련해 추경호 전 원내대표에 대한 강제수사에 착수하자 국민의힘은 강하게 반발했다. 충분한 수사가 이뤄졌을 시점에 인사청문회와 국정 감사를 앞두고 '일하지 못하는 야당'을 만들려는 정치적 목적이 다분한 압수수색이라는 입장이다.

국민의힘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특검 수사의 부당성을 주장했다. 앞서 장 대표가 특검 대응 방안으로 제시한 '국민 설득'을 위한 본격적인 여론전에 나선 것이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당대표 선거 결선 TV토론회에서 "논리 없이 물리적으로는 (특검을) 끝까지 못 막는다"며 "정치는 말로는 싸우는 것이다. 국민을 말로 설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먼저 원내 지도부는 국회의장실을 찾아 경내 압수수색을 반대하는 국회 차원의 목소리를 내달라고 요청했다. 압수수색 대상에 추 전 대표 자택·의원실 뿐만 아니라 국회 본관에 있는 당 원내행정국과 원내대표 사무실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우원식 국회의장과의 면담 이후 기자들과 만나 "국회 경내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은 전체 관리자이자 책임자인 의장의 허가가 있어야 가능하고, 우리 당은 압수수색 자체에 동의할 수 없기 때문에 의장이 국회 경내 압수수색을 허용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드렸다"고 전했다.

애초 예정돼 있던 장 당대표의 우원식 의장 예방 일정에서도 압수수색에 대한 의견이 오갔다. 장 대표는 "야당이 여당과 정부를 견제하기 위해 국정감사에서 충분히 준비하고 제대로 문제점을 짚어낼 수 있어야 하는데 이래서 어제 의장이 강조했던 '일하는 국회'를 만들 수 있을지 안타깝다"고 말했다. 우 의장은 이에 "수사를 근본적으로 막을 방법이 없다"며 "당사자 간 합의를 통해 임의제출 방식으로 해야 한다"고 했다.

특검이 수사망을 조일수록 단일대오에 균열이 생기고 국민의힘 목소리에 힘이 실리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사진은 내란 사건을 수사하는 조은석 특별검사팀 차량이 2일 국회 의결 방해 의혹을 받는 추경호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서울 도곡동 자택 압수수색을 마친 뒤 자택을 나서고 있는 모습. /이새롬 기자

아울러 특검 수사에 단일대오로 맞서는 데 주력했다. 송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들에게 "추경호 의원실, 조지연 의원실로 이동해 압수수색 대응에 힘을 모아달라"고, 장 대표는 "경내에 계신 의원들은 지금 즉시 본청 원내대표실로 이동해 위법 부당한 특검의 압수수색 대응에 힘을 모아달라"고 각각 알림을 보냈다.

문제는 이날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다른 의원은 물론 당 전반에 대한 강제수사가 진행될 수 있다는 점이다. 특검이 수사망을 조일수록 단일대오에 균열이 생기고 국민의힘 목소리에 힘이 실리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날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을 옹호하는 극우 세력과의 손절을 완전히 하지 못한 상황에서 민심은 돌아설 것"이라며 "지방선거 패배를 우려하면 자연스럽게 당내 반발이 나올 수밖에 없다. 단일대오가 무너지는 건 시간문제"라고 봤다.

국민의힘은 사법정의수호 및 독재저지 특별위원회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위원 중심으로 특검 대응을 이어가고 있다. 국회 일정 보이콧과 장외 투쟁을 통한 여론전 시점도 고심 중이다. 한 원내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아직 보이콧할 수준은 아니라는 당내 판단이 있다"라며 "아무리 까봐도 나올 게 없으니까 망신 주기까지 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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