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김정수 기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탑승한 것으로 추정되는 열차가 2일 중국 베이징역 인근에 도착했다. 김 위원장은 오는 3일 중국 전승절 8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해 집권 후 첫 다자외교 무대에 설 예정이다.
김 위원장의 전용열차 '태양호'로 보이는 열차는 이날 오후 4시께(현지시간, 한국시간 오후 5시) 중국 베이징역 인근에 모습을 드러냈다. 로이터통신 등은 김 위원장이 탑승한 것으로 추정되는 열차가 베이징에서 목격됐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의 방중은 오는 3일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개최되는 전승절 80주년(중국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 기념 열병식 참석을 위해 이뤄졌다. 김 위원장의 방중은 이번이 다섯 번째다.
러시아 크렘린궁 발표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톈안먼 망루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왼쪽에서 열병식을 지켜볼 전망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시 주석 오른쪽에 설 예정이다. 이로써 북중러 정상이 한자리에 모이게 되는데 이는 탈냉전 이후 66년 만이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이번 행사를 통해 그동안의 양자 외교에서 벗어난 다자 외교에 처음으로 나서게 된다. 다자 외교 무대 등장은 김 위원장 집권 이후 처음이자 북한 최고지도자로서는 45년 만이다. 앞서 김일성 주석이 1980년 다자 성격의 유고슬라비아 전 대통령 장례식에 참석한 게 마지막이었다.
앞서 북한은 이날 오전 1시경 대외매체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김 위원장의 중국행 소식을 알렸고, 오전 6시경 노동신문을 통해선 국경을 통과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의 수행은 최선희 외무상과 김성남 국제부장으로 추정되는 인물만 동행한 것으로 북한은 보도했다.
다만 국가정보원(국정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 회의에서 추가 동행 인원이 있다고 보고했다. 정보위 야당 간사인 이성권 국민의힘 의원은 회의를 마친 뒤 브리핑에서 "최 외무상, 김 국제부장, 현송월 부부장 등이 수행하고 있고 리설주, 김여정도 동행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 국정원은 북중 정상회담 가능성이 확실하고, 북러 정상회담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또 북러 정상회담에 성사되지 않더라도 이번 전승절을 계기로 김 위원장이 러시아를 방문할 가능성을 열어놓는 계기가 될 것으로 판단했다.
우리 정부에서는 우원식 국회의장이 중국 정부의 공식 초청에 따라 전승절에 참석한다. 우 의장은 이날 출국해 3박 4일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한다. 이에 따라 우 의장이 김 위원장과 돌발적으로 마주칠 가능성도 점쳐진다. 다만 자리 배치 여건상 만남이 이뤄지기엔 어렵단 전망이 우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