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워싱턴=이헌일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대북 정책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피스메이커로 나서면 전 페이스메이커로 열심히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제 관여로 남북관계가 잘 개선되기는 쉽지 않은 상태인데, 이 문제를 풀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 트럼프 대통령인 것 같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같은 언급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의 새로 평화를 만들어가는 피스메이커로서 역할이 눈에 띄는 것 같다"며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중동 등 여러 곳에서 전쟁들이 이제 트럼프 대통령의 역할로 휴전하고 평화가 찾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 지도자 중 세계 평화문제에 트럼프 대통령처럼 관심을 갖고 실제로 성과를 낸 건 처음으로 보인다"며 "가급적이면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분단국가로 남아있는 한반도에도 평화를 만들어줘서, 김정은 위원장과도 만나고 '트럼프 월드'도 만들어서 저도 거기서 골프를 칠 수 있게 해주고, 세계가 인정하는 피스메이커로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한다"고 치켜올렸다.
이 대통령은 경제협력과 관련해 "미국이 다시 위대하게 변하고 있는 것 같고, 그게 다우존스 지수에서도 나타나는 것 같다.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며 "(미국의) 조선 분야 뿐만 아니라 제조업 분야에서 르네상스가 이뤄지고 있고, 그 과정에서 대한민국도 함께 하게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의 '피스메이커' 발언에 대해 "대단히 기쁜 말씀"이라며 "북한 문제에 대해 아주 큰 진전을 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그는 "이 대통령의 당선을 축하한다"며 "백악관에 오신 걸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모두발언을 시작했다.
이어 "한국 측에서 추가적인 관세협상에 관심이 있다고 한다"며 "괜찮다. 원한다고 다 줄 것은 아니지만 요청하는건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회담에서) 무역에 대해 얘기할 것"이라며 "한국은 상당한 많은 무역량을 미국과 함께 하고 있다. 특히 조선업이 상당히 성공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조선업 협력을 화두로 꺼냈다.
이어 "미국은 세계 2차대전 당시 선박을 하루에 1개씩 건조하는 굉장히 성공적인 선박업을 운영했지만 이제는 황폐해진 상황"이라며 "앞으로 미국의 조선업이 한국과 협력해서 부흥하는 기회를 갖게 되길 바란다"고 희망을 드러냈다.
아울러 "최근 B-2 폭격기가 왕복 36시간을 비행하며 아무런 문제없이 임무를 마치고 성공적으로 돌아왔다. 미국은 최고의 군사장비를 갖고 있다"며 "한국이 이런 뛰어난 군사장비를 많이 구매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양 정상은 이외에도 대북 정책과 관련한 대화를 주고 받았다.
이재명 대통령이 "(트럼프 1기 당시) 트럼프 대통령 덕분에 한반도 관계가 안정적이었다"며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이 잠시 미국 정치에서 물러서있는 사이 북한은 미사일도 많이 개발했고, 핵무기도 많이 늘었다"고 말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제가 대통령으로 있었으면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얼마전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이 저를 비난하는 담화를 했을 때도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특별한 관계에 대해서는 의심하지 않는다고 표현했다"고 공감을 표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제가 한국의 많은 정상들과 접촉했는데, 개인적으로는 (이 대통령의) 대북 정책이 적절하지 않나 생각한다"며 "이 대통령의 접근은 이전 대통령보다 훨씬 나은 접근인 것 같다"고 맞장구를 쳤다.
이 대통령은 오후 12시24분쯤 정상회담을 위해 숙소에서 백악관으로 출발해 12시32분쯤 도착했다. 백악관에 도착한 이 대통령을 트럼프 대통령이 입구에서 맞았고, 서로 악수를 나눈 뒤 오벌오피스로 함께 입장했다.
양 정상은 오벌오피스에서 회담을 가진 뒤 캐비닛룸으로 장소를 옮겨 오찬을 겸한 확대회담까지 2시간가량 정상회담을 이어갈 예정이다.
한국 정부는 이번 회담에서 △한미 경제·통상의 안정화 △한미 동맹의 현대화 △한미 간 새로운 협력분야 개척 등을 목표로 잡고 있다. 관세협상 세부조율과 함께 국방비를 포함한 한미 연합태세 강화, 조선·원자력·반도체 등 다방면의 경제협력을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