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정상회담] 李, 첫 양자외교 日 방문…이시바 "'김대중-오부치 선언' 계승"


23일 일본 도쿄 총리 관저서 2번째 정상회담
대북 정책 긴밀히 공조키로…'北 납치문제 해결 노력 중요' 뜻모아

이재명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23일(현지시간)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한일 공동언론발표를 마친 뒤 악수를 하고 있다. /뉴시스

[더팩트ㅣ도쿄=이헌일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23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은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하는 동시에 대북 정책에서 긴밀하게 공조하기로 합의했다.

이시바 총리는 지난 1998년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의 역사 인식을 계승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이시바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졌다.

지난 6월 G7 정상회의를 계기로 가진 첫 회담에 이어 두번째다. 또한 대한민국 대통령이 첫 양자외교 방문 국가로 일본을 택한 것은 처음이다.

이 대통령은 회담을 마친 뒤 공동언론발표에서 "저와 이시바 총리는 오늘 정상회담을 통해 다양한 주제를 두고 허심탄회하게 논의했고, 이를 정상회담 공동결과문서로 발표하기로 합의했다"며 "이는 17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 대통령은 "경제분야에서는 수소, 인공지능 등 미래산업에서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협력방향에 대해 논의했다"며 "사회분야에서는 저출산, 고령화, 수도권 집중, 농업, 재난안전 등 양국이 직면한 공통과제에 공동대응할 필요성에 공감하고, 정책경험을 공유하며 해결방안을 함께 모색하기 위해 당국 간 협의체를 출범시키기로 합의했다"고 회담 내용을 소개했다.

이어 "안보 분야에서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구축 의지를 재확인하고, 대북 정책에서 긴밀한 공조를 지속하기로 했다"며 "한일, 한미일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하며, 한일관계 발전이 한미일 협력 강화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만들어가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인적교류는 1200만 교류 시대를 맞아 한일 청년들이 서로 문화를 체험하고 이해하는 기회를 넓히기 위해 워킹홀리데이 참여 횟수를 확대하기로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23일(현지시간)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가진 정상회담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 대통령은 "오늘을 계기로 양국 정상간 셔틀외교도 재개됐다. 이는 민주 대한민국 복귀 이후 한일관계가 조속히 정상궤도에 올랐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하며 "격식에 얽매이지 않고 수시로 방문하고 대화하는 정상 간 셔틀외교가 한일 외교의 새 모델로 정착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날 회담에서 이시바 총리는 1998년 21세기의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을 포함해 역사인식에 관한 역대 내각의 입장을 전체적으로 계승하고 있음을 언급했다. 이 공동선언은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일본이 공식적으로 반성과 사과를 한일 공식 문서에 처음으로 명시한 사례다.

또한 양 정상은 북한의 납치 문제의 해결을 위한 노력이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아울러 올 10월 한국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와 일본에서 열릴 한일중 정상회의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상호협력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공동언론발표를 통해 "오늘 정상회담을 통해 저와 이시바 총리 간 유대와 신뢰가 강하게 형성된 것처럼 이번 일본 방문이 양국 간, 그리고 양국 국민 간 진정한 신뢰를 쌓아가는 새로운 여정이 시작되기를 기대한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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