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전대 D-1…'윤어게인'이냐 '친윤 후퇴'냐


전대 결과에 따라 권력 구도 분수령 전망
당권 경쟁 격화…친윤 청산 가능할까
특검 압박·조국 사면에 강력한 대여투쟁 요구↑

국민의힘의 새로운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전대)가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보수 진영의 권력 구도가 분수령을 맞이할 전망이다. 사진은 왼쪽부터 국민의힘 안철수, 김문수, 조경태, 장동혁 당대표 후보들이 지난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6차 전당대회 수도권·강원·제주 합동연설회에 참석한 모습. /남윤호 기자

[더팩트ㅣ국회=이하린 기자] 국민의힘의 새로운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전대)가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보수 진영의 권력 구도가 분수령을 맞이할 전망이다. 이번 당 대표 경선에서 '대선 리턴 매치'라고 불릴 정도로 찬탄파(조경태·안철수)와 반탄파(김문수·장동혁) 구도가 선명하게 맞서면서다.

국민의힘은 20일부터 이틀간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해 당원 투표와 국민 여론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어느 진영의 인물이 사령탑에 오르는지에 따라 대여 투쟁을 비롯해 내년 지방선거 전략 등 당의 정체성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대여 투쟁의 선명성 등을 고려할 때 반탄파가 승기를 거머쥘 가능성이 높다.

이번 전당대회는 당심(當心) 반영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당원 투표 80%와 국민 여론조사 20%를 합산해 최종 당대표를 선출한다. 이에 따라 '반탄', 즉 친윤계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여론조사에서도 이러한 흐름이 쉽게 볼 수 있다. 조원씨앤아이가 스트레이트뉴스 의뢰로 지난 16~18일 3일간 국민의힘 지지층 76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반탄 후보의 선전이 두드러졌다. 장 후보(35.3%)와 김 후보(33.3%) 1·2위를 다퉜고, 조 후보(10.1%), 안 후보(9.2%)가 그 뒤를 이었다.

정치권에서는 이재명 정부가 들어선 뒤, 야당을 겨냥한 전방위적인 특검 수사와 노란봉투법과 같은 쟁점 법안 처리 가속화로 인해 보수가 결집해 '친윤 후퇴'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외부 상황 변화로 인해 윤석열 전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내부 지지층 결속이 더 강화됐다는 의미다. 이 외에도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와 윤미향 전 의원 사면 등이 맞물리면서, 선명한 대여 투쟁을 대변할 인물이 필요하다는 당내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대표적인 반탄파인 김 후보는 지난 6·3 대선 패장이지만, 투표율에서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아 당내 인지도나 평판이 높은 편이다. 정권 심판론이 거셌던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와의 표 차이를 최소화하면서 그 존재감을 인정받았다는 것이다. 압도적인 표 차이가 날 것으로 예상됐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시 대선 후보와의 격차를 최소화하면서 대선 과정에서의 공을 인정받았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김 후보를 근소한 표 차이로 앞선 반탄파 장 후보는 윤 전 대통령을 엄호한 전 한국사 강사인 전한길 씨와의 연대를 도모하고 있다. 이에 당이 도로 '윤 어게인'이 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전 씨는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전한길뉴스 구독자 17만명이 투표한 결과 1위는 장 후보(81%), 2위는 김 후보(14%)였다"며 "투표 결과를 반영해 전한길은 장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야당에 대한 특검의 전방위적인 압박이 높아지면서 강력한 대여투쟁에 대한 당내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6차 전당대회 수도권·강원·제주 합동연설회에서 당 대표 후보인 장동혁, 조경태, 김문수, 안철수 후보(앞줄 왼쪽부터) 등 참석자들이 김건희 특검의 당사 압수수색 관련 규탄 구호를 외치고 있는 모습. /남윤호 기자

반면 당내 개혁파인 조·안 후보가 당선될 경우, 친윤 세력과의 갈등이 불가피하다. 중도 노선을 통한 외연 확장을 도모할 수 있지만, 인적 청산 등에 있어서 당에 기득권을 가지고 있는 세력과 충돌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앞선 여론조사에서 전체 국민 2000명을 대상으로 조사 범위를 넓히자, 조 후보가 24.0%로 1위를 차지했다. 다만 높은 당심 비중이 변수로 작용하는 만큼 실제 당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확률적으로 높지 않다는 것이 정치권의 중론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이날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장동혁 후보가 당선될 시 '윤어게인'의 이미지가 국민의힘의 극우화를 촉진하게 되면 대여 투쟁에는 효과적일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내년 지방선거를 고려할 때 굉장히 우려스러운 지점이라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보수 지지층으로서는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연민이나 미련이 남아있는 상태에서 강력한 대여 투쟁의 적임자가 누구냐도 선택의 기준"이라고 덧붙였다.

TK 지역구를 둔 한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어느 후보가 당 대표가 되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언행을 해서는 안 된다"며 "합의점을 찾아 당을 통합할 수 있는 인물이 선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TK 지역구를 둔 또 다른 의원은 이날 오후 1시께 "투표가 현재 4분의 1가량 진행된 것으로 안다"며 "내부에 워낙 변수가 많으니, 끝까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기사에 인용된 설문조사는 무선(100%) RDD 활용 ARS 방식으로 이뤄졌다. 응답률은 3.6%다. 국민의힘 지지층 조사(762명)의 경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6P다. 전체 국민 조사(2000명)는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2%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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