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통령 "관세협상, 제가 말하면 악영향 주니 말 안 한 것"


고위공직자 워크숍 특강
"오리도 물밑에선 생난리"…'전략적 침묵' 속내 드러내

이재명 대통령이 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고위공직자 워크숍에서 특강을 하고 있다. /뉴시스

[더팩트ㅣ이헌일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31일 고위공직자 강연에서 한미 관세협상과 관련해 "(제가) 말을 하면 악영향을 주니까 말을 안 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민주권정부 고위공직자 워크숍에서 '새 정부 국정운영방향 및 고위공직자의 자세'를 주제로 약 1시간 동안 특강을 진행했다.

먼저 이 대통령은 "오늘 새벽까지 한미 무역 협정 타결을 위해서 애쓴 장관, 총리, 일선 부서 여러분 고생 많이 하셨다"고 치하했다.

이어 "정말 어려운 환경이다. 저도 나라의 국력을 키워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 어려움 속에서도 만족할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상당한 성과를 이뤄낸 여러분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털어놨다.

이후 공무원으로서의 자세를 당부하면서 더 구체적인 속얘기를 꺼냈다. 이 대통령은 "말을 안 해서 그렇지, 제가 가만히 있으니까 진짜 가마니인 줄 알더라"고 농담을 건네며 "말을 하면 악영향을 주니까 말을 안 한 것"이라고 전략적 침묵이었음을 시사했다.

이어 "오리가 물살에 떠내려가지 않기 위해, (물 위에선) 우아한 자태로 있지만 물밑에선 얼마나 생난리인가"라고 비유했다.

그러면서 "좁게 보면 우리 기업들의 해외 시장에 관한 얘기기도 하지만 사실은 대한민국 국민들의 부담일 수도 있다"며 "그 결정 하나하나가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고 책임감을 강조했다.

이번 워크숍은 새 정부의 국정비전에 대한 공직사회의 이해도를 높이고 국정운영 추진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마련했다. 이 대통령과 김민석 국무총리를 포함해 중앙부처 장·차관 및 실장급 이상 공직자, 대통령비서실 비서관급 이상 공직자 등 280여 명이 참석했다.

hone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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