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北에 제의한다…강대강 시대 끝내자"


"상호 공존 위해 남북 연락채널 복구"
"빠른 시일 내에 남북 경제협력 재개"
남북 진달래꽃 100년 공동 행사 언급

정동영 신임 통일부 장관은 25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취임사를 통해 북한의 책임 있는 당국자들에게 제안한다. 이제 강대강의 시간을 끝내고 선대선의 시간으로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임영무 기자

[더팩트┃김정수 기자] 정동영 신임 통일부 장관은 25일 취임식에서 "북한의 책임 있는 당국자들에게 제안한다. 이제 강대강의 시간을 끝내고 선대선의 시간으로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취임사를 통해 "남북 관계는 불일부이(不一不二) 관계다.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지난 3년은 남북 간 최악의 시간, 적대와 대결로 서로를 맞받아쳤다"며 이같이 말했다.

◆"남북 연락채널 복구, 남북 경협 재개, 사회적 대화 기구 출범"

정 장관은 "통일부는 제 신념의 지역구"라며 "이재명 대통령께서 저를 다시 통일부 장관으로 보낸 것은 무너진 한반도의 평화를 복원하고 남북 관계를 개선하라는 특명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20년 전 통일부는 역사적인 6·15 공동선언의 언덕 위에 서 있었지만 오늘의 통일부는 완전히 무너진 남북 관계의 폐허 위에 서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반도 평화와 남북 관계의 복원, 이를 위한 통일부 정상화는 시대적 과제가 됐다"며 "정책의 대전환을 통해서 실종된 평화를 회복하고 무너진 남북 관계를 일으켜 세워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정 장관은 이를 위해 △남북 간 평화 공존 △평화·경제·공동성장 △국민주권 대북 정책 등을 제시했다. 세부적으로 남북 연락채널 복구, 개성공단 등 경제협력, 사회적 대화 기구 출범 등이 언급됐다.

정 장관은 이날 통일부 정상화는 시대적 과제가 됐다며 남북 연락채널 복구, 남북 경협 재개, 사회적 대화 기구 출범 등을 예고했다. /임영무 기자

그는 "상호 공존을 위한 가장 현실적이고 가장 실용적인 방안을 찾아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 남북 간 끊어진 연락 채널을 신속히 복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이 대통령의 임명 재가 직후 경기도 파주시에 위치한 판문점을 찾아 남북 연락채널 복구가 급선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어 그는 "과거 개성공단이 민간의 땅과 헌신으로 이루어졌듯이 새로운 평화경제의 미래 역시 민간이 주도하게 될 것"이라며 "가능한 빠른 시일 안에 남북 간 경제 협력을 재개하고 한반도 인공지능(AI) 모델과 같은 첨단형 미래 협력 모델도 모색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국민이 남북 관계와 통일 문제에 대해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의견을 개진할 수 있도록 조속한 시일 내에 사회적 대화 기구를 출범토록 할 것"이라며 "국회와의 초당적 협력을 위한 방안도 마련하겠다"고 부연했다.

◆남북관계관리단→'교류협력국-남북회담본부'로 원상 복구

정 장관은 윤석열 정부 당시 축소된 통일부 조직을 확대·개편하는 '정상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교류협력국 없이 어떻게 평화 경제의 시대를 열 것이며, 남북회담본부 없이 어떻게 남북 대화의 문을 열 수 있느냐"라며 "통일부가 평화의 버팀목이자 건설자로서 더 큰 책임과 역량을 다할 수 있도록 조직의 기능과 역할을 정상화하고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윤석열 정부는 교류협력국과 남북회담본부를 남북관계관리단으로 통폐합한 바 있는데 이를 되돌리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정 장관은 "통일은 대결과 적대가 아니라 평화와 협력의 시간을 기억해야 한다"며 "지난 3년간의 타성과 완전히 결별하고 뒤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앞에서 이끌어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 장관은 이날 올해 12월 26일은 시인 김소월이 진달래 꽃을 펴낸 지 꼭 100년이 되는 날이라며 100년 공동 행사를 같이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은 일이겠느냐라고 말했다. /임영무 기자

또 "통일부는 평화를 재건하는 평화부, 미래를 준비하는 미래부, 통합을 선도하는 통합부로 거듭날 것"이라며 "분단을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분단을 극복하기 위해 도전하는 통일부가 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 장관은 '한반도 평화 특사의 역할'을 자임하면서 "개성 평화도시를 재건하는 길, 금강산으로 가는 길을 다시 여는 것은 끊겼던 혈관을 잇는 일이다. 벽돌 한 장 한 장 들고 다시 남북 관계에 집을 짓도록 하자"고 강조했다.

특히 정 장관은 "올해 12월 26일은 시인 김소월이 진달래 꽃을 펴낸 지 꼭 100년이 되는 날"이라며 "이런 경사를 남과 북이 함께 누려야 되지 않겠느냐. 진달래꽃 100년 공동 행사를 같이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은 일이겠느냐"고 말했다.

정 장관은 지난 2004년 7월 통일부 장관 취임 당시 남북 차관급 회담이 열리기까지 10개월이 걸렸다는 점을 회상하며 대북 정책의 핵심은 '인내'라고 덧붙였다.

js8814@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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