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선우 사퇴로 부담 던 대통령실…인사검증 물음표는 커져


민주당 내부서도 반발 기류…정권 초기 리스크 덜어
오광수·이진숙 이어 세번째 낙마, 대통령실 "인사검증 더 철저히"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제30회 국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대통령실

[더팩트ㅣ이헌일 기자]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스스로 물러나면서 이재명 대통령과 대통령실은 정권 초 리스크를 일부 덜어낸 모양새다.

다만 오광수 전 민정수석, 이진숙 전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이어 첫 인선부터 낙마자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인사검증 시스템에 대한 지적은 피할 수 없게 됐다.

강 후보자는 23일 오후 SNS를 통해 "그동안 저로 인해 마음 아팠을 국민께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며 "저를 믿어주고 기회를 준 이재명 대통령께도 한없이 죄송한 마음뿐"이라며 "함께 비를 맞아줬던 사랑하는 우리 민주당에도 큰 부담을 지어드렸다"고 적었다.

이어 "많이 부족하지만 모든 것을 쏟아부어 잘 해보고 싶었다. 그러나 여기까지였던 것 같다"며 "큰 채찍 감사히 받아들여 성찰하며 살아가겠다"고 밝혔다.

강 후보자는 꼭 한 달 전인 지난달 23일 후보자로 지명됐다. 그러나 이후 보좌진 갑질 의혹이 불거졌고, 인사청문회에서 소명을 거쳤지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도 보좌진을 중심으로 강하게 비판이 제기되는 등 그 여파가 일파만파 확산되는 분위기였다.

이렇게 논란이 된 강 후보자가 스스로 물러나면서 이 대통령은 일단 인사권자로서 부담은 덜게 된 모양새다. '실용 인사'라는 이 대통령의 기조과 1기 내각이라는 상징성, 후보자의 도덕성 등을 저울질하는 가운데 고심이 깊어질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이미 이진숙 전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지명 철회라는 결단을 내린 만큼 다시 직접 칼을 빼들기도 부담스러운 형국이었다.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질의를 듣고 있다. /배정한 기자

실제로 대통령실은 강 후보자 인사청문회 이전에는 인사청문회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유지했고, 이후에도 국회에 인사청문보고서 송부를 재요청하면서 임명 수순을 밟는 분위기였다. 그런데 강 후보자가 스스로 물러나는 형식으로 상황이 일단락된 셈이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강 후보자는 오후 2시 30분쯤 강훈식 비서실장에게 사퇴 의사를 전했고, 비서실장은 이를 이 대통령께 보고했다"며 "보고를 받은 이 대통령은 별다른 언급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내각 및 참모 인선에서 잇따라 구멍이 드러나면서 인사검증 시스템에 대한 고민은 이어지게 됐다. 이번 강 후보자의 낙마는 이재명정부 들어 오광수 전 민정수석, 이진숙 전 교육부장관 후보자에 이어 세 번째다. 이밖에도 전날에는 12·3 비상계엄 옹호 발언 등으로 논란을 빚은 강준욱 전 대통령실 국민통합비서관 스스로 물러났다

이와 관련 강 대변인은 "인사검증 절차를 꼼꼼히 엄밀히 진행하고 있지만 좀 더 다양한 방법을 통해 국민눈높이에 맞는 후보를 찾기 위해 더 철저한 노력을 해야되지 않나(라고 생각한다)"며 "국민과 함께 더 신중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조속함과 함께 엄정함을 더 갖추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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