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의장, 유흥식 추기경과 임진각 평화대담


우 의장 "남북간 역대 합의 정신서 한반도 평화의 길 다시 찾아야"
유흥식 추기경 "한반도 평화 위해 교황청도 역할 다 하겠다"

23일 경기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공원 일원에서 유흥식 추기경 과 우원식 국회의장이 한반도 평화와 남북교류 복원을 위해 만나 인사를 나누고 일대를 둘러보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팩트ㅣ이철영 기자] 우원식 국회의장은 23일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에서 유흥식 추기경을 만나 한반도 평화 정착 방안 등에 대해 깊이 있는 의견을 나눴다.

우 의장과 유 추기경은 평화누리공원 망향의 노래비에서 만나, 통일로 가는 평화의 소녀상과 통일 염원 우체통, 경의선 장단역 증기기관차, 임진강 독개다리 등을 함께 둘러봤다. 이 자리에서 우 의장은 분단의 아픔과 이산가족의 상처에 대해 이야기하며, 전쟁과 폭력으로 희생된 인권의 상징인 소녀상에 대한 일부 철거 요구에 깊은 우려를 표하고, 천주교계의 관심과 연대를 당부했다.

이어진 평화대담에서 우 의장은 "추기경께서는 오랜 기간 북측과 교류를 이어왔고, 교황님의 방북을 위해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온 만큼, 오늘 이 자리가 더욱 뜻깊다"며 "지난 3월 우리 국민들이 불안하고 답답할 때 '정의에는 중립이 없다'는 추기경의 말씀이 큰 위로가 됐고, 그 정신을 이어받아 '평화에는 중립이 없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 정부가 출발하면서 전격적으로 대북확성기 방송을 중단했고, 북측이 즉각 호응하면서 접경 지역에 작은 평화가 찾아왔다"며 "이 평화를 더 크게 확장하는 것이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절박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23일 경기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공원 일원에서 유흥식 추기경 과 우원식 국회의장이 한반도 평화와 남북교류 복원을 위해 만나 인사를 나누고 일대를 둘러보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우 의장은 "1972년 남북공동성명부터 여러 차례 남북간 합의가 있었지만 지금은 사실상 무용지물이 된 상황"이라며 "다시 길을 찾아 나가는 것도 역대 합의의 정신에서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저 역시 이산가족으로서, 북한에 있는 두 누님을 생각하면 이산가족 문제는 하루라도 빨리 해결해야 할 시급한 인도적 과제"라며 "생존자 대부분이 고령인 점을 감안하면 획기적이고 전향적인 해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우 의장은 "2027년 세계청년대회 계기 교황님의 방한과 더불어 방북이 이뤄진다면, 한반도 평화 정착에 희망의 메시지가 될 것"이라며 "기회가 된다면 교황님을 직접 만나 한반도 평화와 긴장 완화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유흥식 추기경은 "레오 14세 교황님이 선출됐을 때, 이분이 한반도 평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깊은 울림이 있었다"며 "한반도 평화가 하루빨리 실현되어 아시아 평화, 더 나아가 세계 평화에 이바지할 수 있기를 바라며, 교황청도 이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다 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우 의장과 유흥식 추기경은 서로 책을 선물로 교환했으며, 우 의장은 유흥식 추기경에게 진관사 태극기 문양이 새겨진 배지를 직접 달아주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는 더불어민주당 박정 의원, 전재명 DMZ평화문화기후센터 대표, 이원정 정책수석비서관, 박태서 공보수석비서관 등이 함께 했다.

cuba2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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