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국회=이하린 기자] 국민의힘이 23일 혁신안 논의를 위해 본회의 직후 의원총회를 다시 열었지만, 별다른 진전 없이 종료됐다. 윤희숙 혁신위원장은 "계속 협의하기로 했다"고 밝혔지만 당과 혁신위 간의 신경전이 계속되면서 혁신안이 표류하고 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윤 위원장이 구체적인 혁신안에 대해 하나하나 설명한 것이 아니라 국민 눈높이에 부응하기 위해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큰 틀의 말씀이 있었다"며 "의원들은 특별히 문제를 제기하거나 의견 제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윤 위원장의 의원총회 참석 여부를 두고 앞서 이날 오전 윤 위원장과 당 지도부 사이의 갈등이 있었다. 당 지도부가 윤 위원장의 불참 이유에 대해 "오늘 의원총회가 있다고 연락드렸는데 본인께서 참석 여부 답변을 안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하자, 윤 위원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즉각 반발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오전에 윤 위원장이 의총에 참석 못 한 것에 대한 내부 의견이 정리됐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전달 과정에서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며 "어젯밤에 당대표 비서실장을 통해 참석 여부에 대한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아는데, 그 과정에서 뉘앙스 차이가 있었던 것 같다"고 답했다.
윤 위원장은 이날 오후 의총에 참석해 의원들을 향해 "지금이 정말 마지막 기회다"며 호소했다고 한다. 윤 위원장은 "(의총장에서) 국민께 우리를 한 번 더 쳐다봐달라고 진솔하게 제대로 사죄하지 않으면 다시 우리에게 기회가 열리지 않는다고 호소했다"며 "의원들은 잘 경청했다"고 밝혔다.
윤 위원장에 따르면 의총장에서는 혁신안 1안에 대한 직접적인 반대 의견을 표명했다기보다는 숙의가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왔다고 한다. 또 '혁신안에 대한 논의가 너무 늦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취지의 물음에 윤 위원장은 "혁신안 발표한 지 2주 지나 개인적으로 상당히 아쉽다"면서도 "혁신안 1안이 풀리면 나머지 안들도 같이 풀린다"고 했다.
지난 10일 혁신위 1차 회의를 마친 뒤 윤 위원장이 제시한 혁신안 1호는 비상계엄에 대한 사죄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당헌·당규에 명시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윤 위원장은 결론이 난 것은 "없다"면서도 "계속 협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혁신안과 관련해 추가로 의총이 열릴지는 미지수다. 박 수석대변인은 "당 지도부가 판단할 부분인데, (현재로선) 수해복구라든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장관 인선 지적할 필요가 있어, 이런 부분에 당력이 집중돼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