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 즉시 취임' 李, 숨가쁜 첫날…키워드는 '실용'


민생·경제·외교·안보 위기 언급하며 '실용정부' 비전 제시
"필요하면 박정희·김대중 정책도…외교도 국익 중심"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사당 중앙홀(로텐더홀)에서 제21대 대통령 취임사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팩트ㅣ이헌일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당선되자마자 취임선서와 인선 등으로 분주한 임기 첫 날을 보냈다. 취임사와 새 정부 첫 인선에서 드러난 첫 날 행보의 키워드는 '실용'으로 요약된다.

이 대통령은 4일 오전 6시 21분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당선인 결정안을 의결하면서 즉시 임기를 시작했다. 국군통수권을 비롯한 대통령 고유 권한이 이주호 전 권한대행에게서 자동으로 이양됐다. 이 대통령은 사저에서 김명수 합참의장에게 군통수권 이양과 북한 군사 동향 등과 관련해 보고를 받았다.

이어 그는 첫 공식일정으로 현충원을 찾아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뜻을 기렸다. 방명록에는 '함께 사는 세상'이라는 제목으로 "국민이 주인인 나라, 국민이 행복한 나라, 국민과 함께 만들겠습니다. 대한민국 21대 대통령 이재명"이라고 적어 공식 취임 이후 첫 메시지를 남겼다.

이후 국회로 이동해 취임선서를 진행했다. 조기대선으로 당선돼 임기 시작을 미리 준비할 수 없었던 만큼 취임식도 별도의 행사 없이 취임선서와 취임사 위주로 간소하게 진행했다.

오찬은 우원식 국회의장을 비롯해 각 정당 대표와 함께 했다.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천하람 개혁신당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김선민 조국혁신당 대표 권한대행 등이 참석해 덕담을 나누고 의견을 전달했다.

이 대통령은 오찬을 마친 뒤 용산 대통령실로 이동해 브리핑을 열고 직접 국무총리 등 첫 인선과 그 배경 등을 발표했다. 발표 뒤에는 기자들을 만나 질문에 답하기도 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4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취임선서에서 의원들과 악수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선거운동 기간 강행군에 이어 이날 새벽까지 이어진 개표, 그리고 당선 즉시 시작된 임기로 숨가쁜 하루를 보낸 셈이다. 특히 임기 첫날 국민에게 전한 메시지와 행보에는 인선부터 경제, 외교안보까지 '실용'을 중시하겠다는 의중이 분명히 드러났다.

그는 취임사에서 "우리는 민생, 경제, 외교, 안보, 민주주의 모든 영역에서 엉킨 실타래처럼 겹겹이 쌓인 복합 위기에 직면했다"고 진단하며 '정의로운 통합정부·유연한 실용정부'라는 비전을 제시했다.

이어 "박정희 정책도, 김대중 정책도, 필요하고 유용하면 구별 없이 쓰겠다"며 "이재명 정부는 실용적 시장주의 정부가 될 것"이라고 약속했다.

외교 분야에 대해서도 "국익 중심의 실용외교를 통해 글로벌 경제·안보환경 대전환의 위기를 국익 극대화의 기회로 만들겠다. 굳건한 한미동맹을 토대로 한미일 협력을 다지고, 주변국 관계도 국익과 실용의 관점에서 접근하겠다"며 실용주의 노선을 천명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새 정부 첫 인사 발표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종석 국정원장 후보자,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이 대통령, 강훈식 비서실장, 위성락 안보실장. /뉴시스

이 대통령은 오후에 첫 인사를 발표하면서도 이런 기조를 다시 한 번 확인했다. 그는 초대 국무총리 후보자로 김민석 민주당 최고위원을, 국정원장 후보자로는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을 지명했다. 비서실장과 안보실장에는 3선 강훈식 의원과 위성락 의원을, 경호처장에는 황인권 전 육군 대장을, 대변인으로는 강유정 의원을 임명했다.

이 대통령은 브리핑 뒤 기자들을 만나 "인선의 기초는 국민에게 충직한 것이 제일 첫번째, 다음으로 유능함이었다"며 "실력 중심으로 할지 통합 중심으로 할지, 이런 것도 충돌되기도 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또 경제 회생에 대해서는 "지금 당장 바로 시행할 수 있는 경제 회생정책이 필요하다. 빠르면 오늘 저녁이라도 관련된 모든 부처의 책임자뿐만 아니라 실무자까지 모아서 당장 할 수 있는 정책이 뭔지, 규모, 방식, 절차 등을 최대한 점검해 보겠다"며 속도감 있는 정책 추진 의지를 드러냈다.

대일 외교 기조와 관련해서도 "(양국이) 협력할 건 협력하고, 정리할 건 정리하고, 다른 현안들을 뒤섞지 않고 실용적 관점에서 이해관계를 조정해가면서 적절한 선에서 서로 타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hone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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